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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 전문가이드

청년층 실업률이 높은 이유와 일자리를 늘리려면

by IBK.Bank.Official 2025. 8. 14.

 

전체 실업률은 2.8%인데 청년층 실업률은 6.1%이다.


통계청은 우리나라의 금년 6월 실업률이 2.8%이고 고용률은 70.3%라고 발표했다. 그런데 관심이 가는 곳은 청년층(15~29세) 실업률인데 전체 평균보다 2배 높은 6.1%로 나타났다. 또한 청년층의 고용률도 45.6%로 전체와 비교하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청년층 실업률은 높고 고용률은 낮다.


위의 표를 이용하여 설명하면 전체 실업률은 실업자(82.5만 명)를 경제활동인구(2,991.5만명)로 나누어 계산한다. 실업률 통계의 문제점은 아무리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노력해도 취업하기 어려워 구직을 포기한 사람들은 실업자가 아니라 비경제활동인구로 포함되기 때문에 실업률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구직을 단념하고 동네 느티나무 그늘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사람은 우리가 보기에 실업자라고 생각되지만 공식적으로는 실업자가 아니다. 비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된다. 한편,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고용률 지표를 생각해 낸 것인데 이는 전체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가 얼마인지 확인하는 지표이다. 즉, 고용률은 취업자(2,909.1만 명)를 15세 이상 인구(4,574.3만 명)로 나누어 계산한다.


다른 연령층에 비해 15세~29세 청년층의 고용률(45.6%)은 30~39세 81.0%, 40~49세 80.2%, 50~59세 77.8%, 60세 이상 48.1%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
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의 실업률이 높은 이유

 
청년층의 실업률이 높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금년 4월 22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 따르면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미취업 청년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일자리 인식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들은 '일자리 부족', '경력 위주 채용', '과도한 자격요건' 등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직활동 중인 청년들의 미취업 이유

 
현재 구직 활동 중인 청년과 그렇지 않은 청년으로 구분·조사해 보니 구직활동 중인 미취업 청년은 구직활동 시 어려움으로 양질의 일자리 부족(30.0%)이 가장 많았고 경력직 위주 채용 구조(20.4%), 과도한 자격요건 및 스펙 요구(19.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미취업 청년들은 그 이유로 자격증 또는 취업을 위한 시험 준비(19.6%)가 가장 많았고 적합한 일자리 부족(17.3%), 일정 기간 휴식(16.5%), 과도한 스펙·경력 요구(13.8%) 등의 순으로 꼽았다.

미취업 청년들이 생각하는 양질의 일자리 조건


이번 조사에서 필자가 흥미롭게 생각하는 것은 미취업 청년들이 주관적으로 인식하는 '양질의 일자리' 조건이다. 가장 먼저 꼽은 것은 급여 수준(31.8%)이다. 과거와 달리 이제는 ‘돈’이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

아무리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한다’는 거룩한 인식이 있다 하더라도 이제는 급여를 많이 주는 곳에 취업을 하는 것이 우선순위가 되었다. 그다음은 고용 안정성(17.9%), 일과 삶의 균형(17.4%), 직장 내 조직문화(7.3%), 개인 적성과의 일치(7.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청년층의 실업률이 높은 이유를 추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수도권, 대기업 및 공공기관 취업을 우선순위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런 곳에는 고용의 안정성, 일과 삶의 균형 등이 모두 동시에 갖추고 있어 경쟁이 치열할 뿐만 아니라 신입직원을 적게 뽑는 대신 채용과 동시에 업무성과를 낼 수 있는 경력직원의 채용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요즈음은 경력직을 신입직원처럼 채용한다고 해서 ‘중고신입’이라는 용어도 있다. 특히 과거에는 은행권, 대기업 등 괜찮은(decent) 일자리가 많았으나 이제는 줄어들고 있는 것도 청년층의 실업을 높이고 있는 한 가지 이유가 된다.

 또 한 가지 이유로 필자가 드는 것은 노동시장의 경직성이다. 신입직원을 채용했는데 성과를 내지 못해 퇴사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로 어려운 점이 많고 비용도 많이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니 이러한 노동시장의 경직성 때문에 신입직원의 채용을 꺼리게 되고 결국 청년 실업의 원인 중 하나가 되는 것이다. 예전에는 신입직원을 뽑아 자체 연수를 시켜 핵심 인력으로 육성하였으나 이제는 처음부터 검증된 핵심 인력을 채용하는 경향이 높아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신입직원 퇴사 비율 30%, 퇴사하는 이유 연봉이 낮아서...?

 


2018년 조사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에서 채용한 신입사원 10명 중 3명이 퇴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잡코리아가 2018년 신입사원을 채용한 국내 중소기업 인사담당자 2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7.9%가 ‘채용했던 신입사원 중 퇴사한 직원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의 신입사원 평균 퇴사율은 30.2%로 퇴사가 가장 많았던 직무는(*복수응답) ‘영업직(26.4%)’으로 드러났다. 다음으로 △판매/서비스(19.6%) △생산/현장직(17.6%) △고객상담/TM(12.8%) △IT. 정보통신직(12.2%) 등의 순으로 회사를 떠난 직원이 많았다.


신입사원들이 퇴사하는 이유
 중에는(*복수응답) 연봉이 낮아서’(38.5%) 퇴사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직무가 적성에 맞지 않아서(25.7%) 퇴사한 비율도 높았다. 이외에 △실제 업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라서(23.0%) △회사에 비전이 없다고 생각해서(21.6%) △중복 입사지원 했던 다른 기업에 취업이 확정되어서(17.6%) △막상 일을 해보니 업무 강도가 너무 높아서(16.2%) 등의 사유가 많았다.
 

고용을 늘리려면 어떤 산업을 발전시켜야 할까?

 
예컨대 해외에서 우리나라 상품 수요가 늘면, 이를 생산·공급하기 위해 국내 산업 활동이 확대되고, 그 과정에서 고용이 증가하게 된다.

산업에 고용이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정책을 펼 필요가 있다 하겠다. 한국은행은 산업연관표를 이용하여 국산품 수요가 10억 원 발생할 경우 이를 충족하기 위해 해당상품을 만드는 부문을 포함한 전산업에서 직·간접적으로 유발되는 전업환산 취업자수(임금근로자수), 즉 취업(고용)유발계수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024년 11월 발표한 취업(고용) 유발계수를 살펴보면 서비스업이 공산품 분야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취업유발계수*를 보면 서비스는 10명이라면 공산품은 4.9명으로 서비스가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고용유발계수*를 보더라도 서비스는 7.6명, 공산품은 3.7명으로 나타나 서비스의 고용유발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청년층의 일자리를 늘리려면 제조업 분야도 중요하지만 서비스 분야도 상대적으로 더 중요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참고로, 취업계수와 고용계수는 이름이 비슷하지만 범위가 다르다. 고용계수는 급여를 받으며 일하는 임금근로자의 수를 나타내고, 취업계수는 여기에 고용주와 자영업자까지 포함해 1주일에 1시간 이상 경제활동을 한 모든 사람을 집계한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취업계수가 고용계수보다 더 크게 나타난다.

* 취업유발계수: 특정 제품이나 산업에 대한 수요가 발생할 경우 경제 전체적으로 늘어나는 취업자수. 취업유발계수는 특정 산업의 직접적인 노동 투입량뿐만 아니라, 생산의 파급과정에서 간접적으로 유발되는 노동량까지 포함한다.

* 고용유발계수: 특정한 산업에 대한 최종 수요가 10억 원이 발생할 때 해당 산업을 포함한 모든 산업에서 직간접적으로 유발되는 취업자의 수

과거 재정경제부 차관,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경총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서비스산업총연합회장을 역임한 박병원 퇴계학연구원 이사장은 관직에 있을 때부터 서비스 산업의 발전을 강조해 ‘서비스 전도사’로 별명을 얻었다. 그는 제조업만으로 일자리 창출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고용문제 해법으로 서비스 산업 발전을 제시했는데 지금, 이 시점에서도 ‘서비스 전도사’ 제안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겠다. 서비스 산업은 고용 창출 효과가 높고 청년층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분야다.

특히 디지털 전환, 고령화, 글로벌 관광·문화산업 성장 등 새로운 흐름은 서비스업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청년들이 창의성과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무대가 바로 이곳에 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균형 있게 발전시킨다면, 단순한 일자리 수의 증가를 넘어 안정적이고 질 높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경제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청년 고용 확대를 위해 산업 전략을 다시 설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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