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한국경제의 구조적 위기
저성장은 한국경제가 당면한 가장 큰 도전이다. 저성장은 경기순환과정에서 일어나는 경기축소나 침체와 다르다. 후자가 일시적인 현상인데 반해 전자는 지속적이며 구조적이다.
저성장은 무엇보다도 삶의 질을 낮춘다. 그림은 팬데믹 직전인 2020년 1월 기준(100)으로 달러화지수, 미달러화 대비 원화 및 주요 신흥국 통화지수의 월별추이를 보여주는데 그 값이 해당 통화가치를 나타낸다.
2025년 5월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가 65개월 만에 6.4% 상승하는 동안 달러화 대비 원화는 그 두 배가 넘는 16.1%, 신흥국은 8.9% 그 가치가 하락했다.
이 사실은 원달러환율의 상승에 달러화강세보다는 원화약세가 두 배 이상 더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말한다. 원화가치는 신흥국 통화에 9% 가까이 하락했는데 사실 엔화를 제외한 대부분 통화에 약세를 보인다.
원화약세는 저성장으로 인해 예전의 생활수준을 유지하기 없게 되었음을 외환시장이 반영한 것이다. 대신 구매력감소로 수입수요도 감소해 대외수지는 개선되었다.
성장 하락의 법칙과 저성장의 수치적 진단
국내 한 경제학자는 5년마다 1% 성장률 하락의 법칙을 제시했다. 지난 30여 년에 걸쳐 성장이 5년 주기로 1%씩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을 지적한 것인데 이 법칙에 따르면 조만간 0%대로 진입할 예정이다.
당초 성장요인을 규명하기 위해 고안된 성장회계식으로부터 한국경제의 저성장을 음미할 수 있다.
지속가능성장, 즉 ‘1% 성장하락의 법칙’의 성장에 해당하는 총요소생산성*(TFP)은 생산요소의 쓰임새를 측정하며. 경제여건이 시장친화적일수록 높다. 모수 1/3(2/3)은 국민소득에서 차지하는 자본(노동) 소득의 비중이다.
* TFP : Total Factor Productivity
생산성 정체와 빚에 의존한 성장의 한계
2010년대에 들어서 우리나라는 본격적인 저성장에 진입했으며 총요소생산성(TFP)도 정체되기 시작했다. 총요소생산성(TFP) 정체는 제조업, 그리고 생산성 기준 하위 95% 기업에 의해 주도되었으며 총요소생산성(TFP)의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은 수출은 경쟁력 대신 해외요인에 의해 좌우되기 시작했다.
유사한 시점에 기업과 가계 빚이 대폭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성장이 정체되자 빚에 의존한 성장을 추구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뿐 아닌 많은 선진국에서 저금리 하에서 조성된 빚의 증가가 건설업, 부동산 보유기업, 경쟁력이 취약한 기업의 생산활동을 촉진하면서 총요소생산성(TFP)이 정체되는 모습을 보인다. 비효율적인 생산 때문이다.
지난 블로그 포스팅(우리나라, 선진국, 신흥국 GDP대비 비금융민간부문(비금융기업과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부채비율 시사점)에서 강조했듯이 과다한 빚은 상당기간 가계의 지출과 기업의 투자활동을 위축해 성장을 옥죄는 부채오버행을 동반한다. 오버행은 기업이 신규투자를 꺼리는 요인으로 작용해 성장회계식 두 번째 항이 줄어들어 성장은 정체된다.
고령화가 만드는 성장절벽
빚잔치에 이어 고령화에 따른 본격적인 생산인구감소가 기다리고 있다. 2017년부터 줄어든 전체인구대비 생산인구(15-64세)의 감소세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인구구조변동을 반영한 성장회계의 식은 다음과 같다.
이 식에서 생산인구비율의 감소율은 그대로 성장손실에 반영된다. 2월 블로그에서 소개했듯이 인구학자들은 2020-2050년 기간에 걸쳐 생산인구비율감소로 인한 일인당 성장손실을 연 1.7%p로 전망했다.
이 수치가 와닿지 않는다면 1980년대 초 일본 인구학자의 고령화를 반영한 성장전망치를 실제치와 비교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지금 돌이켜보면 매우 낙관적이었던 당시 인구 시나리오는 2000년 2.9%, 2010년 1.9%, 2020년 1.4%로 전망했다. 노이즈를 제어하기 위해 실제 GDP 성장을 5년 이동평균치로 측정하면 2000년 1.1%, 2010년 0%, 2020년 -0.3%이다.
40여 년 전 인구전망 시나리오에 기반한 성장 예측치는 실제치를 1.7%p~1.9%p 과대 추정했을 뿐이다. 거품소멸에 따른 일본의 장기침체가 2006년에 종료되었다고 본다면 2006년 이후 지속된 저성장은 생산인구비율의 감소가 지대한 기여를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저성장의 덫에서 빠져나오는 방법
한국경제가 저성장의 덫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저축을 장려해 자본을 확충하고 노년인구의 건강개선과 평생교육강화에 힘써 생산인구를 확대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정체된 총요소생산성(TFP)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며 금융이 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 손실의 사회화, 이익의 사유화가, 혁신성장을 위해서 손실의 사유화, 이익의 사회화가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 본 콘텐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글로 금융·경제에 대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제작되었습니다. IBK기업은행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는 점 참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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