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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 전문가이드

외환당국은 왜 국민연금과 외환스왑을 하는가?

by IBK.Bank.Official 2025. 5. 15.

 

 

환율은 왜 움직이나?


농산물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농산물의 가격이 결정되듯 환율도 외환시장에서 외화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 예를 들어 양파가 풍년이 되면 공급량이 많아져 가격이 많이 하락하여 농민들이 트랙터를 이용해 아직 출하하지 않은 양파를 갈아엎거나 정부에 대해 양파를 매수해 달라고 주장을 하는 모습을 보는 경우가 있다.
우리나라의 원/달러 환율도 외환시장에서 결정되는데 외화의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지 않으면 환율이 크게 움직인다. 현재 원화와 달러가 거래되는 원/달러 시장의 예를 들어보자. 1997년 12월 아시아 외환위기(보통 “IMF 외환위기”라고 함) 당시 외국인들이 국내 외환시장에서의 달러 수요가 높아져 원/달러 환율이 크게 상승한 적이 있다. 당시 순간 최고 환율은 1달러당 1,995원이었다. 1997년 11월 21일 임창렬 부총리가 IMF에 구제금융 요청을 공식적으로 신청하고 약 1달 뒤인 1997년 12월 23일 달러 환율은 폭등해서 사상 최고치인 1,995원을 찍었다.


반대로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면 달러가 외환시장에 유입됨에 따라 달러 가치가 낮아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하락한다. 2013년 10월에는 이런 기사가 있었다. 경상수지는 2013년 1월~8월까지 흑자 누적액이 422억 7,700만 달러로, 2012년 2월 이후 18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여 2013년 10월 24일 원/달러 환율이 1,055.80원까지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다시 살펴보면 우리나라 원/달러 환율은 외환시장에서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올라가고 동 가치가 하락하면 내려가게 되어 결과적으로 원/달러 환율은 달러 가치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이다.

국민연금은 외환시장에서 큰 손이다.


2025년 2월 말 현재 국민연금공단(이하“국민연금”)의 해외 자산운용현황을 보면 해외주식은 434조 6,830억 원, 해외채권은 87조 8,970억 원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5.4%, 7.2%로, 이 둘을 합하게 되면 42.6%이다.
이렇게 많이 해외에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해외에 투자하기 위해 달러가 필요하여 우리나라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산다면 그만큼 원/달러 환율이 움직이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은 왜 외환스왑을 이용했을까?


국민연금의 입장에서는 해외 자산 운용을 위해 달러가 필요한 것이지 반드시 우리나라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매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 투자한 외국인들이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매도하고 본국으로 송금하기 위해 이를 외화로 환전하게 되면 원/달러 환율은 상승할 것인데 여기에 국민연금까지 해외 자산 운용을 위해 달러를 매입하려고 한다면 환율은 더욱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외환당국의 입장에서는 환율의 변동성에 관심이 많아 늘 달러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국민연금의 달러 수요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추가로 변동하는 것을 보면 고민이 되었을 것이다. 외환당국(한국은행, 기재부)의 입장에서는 외국인의 수요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국민연금까지 가세해 이렇게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는 것에 대해 대책을 강구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생각한 방안이 외환당국이 국민연금과 달러 직거래(외환스왑)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국민연금은 외환시장에 들어가지 않고 달러를 구할 수 있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 수 있고 이렇게 되면 환율의 움직임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의 외환스왑의 내용은 무엇인가?


그러면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의 달러 직거래, 즉 외환스왑 거래는 어떻게 하는 것인가?


국민연금이 달러가 필요하다고 하면 외환당국은 달러를 주고 원화를 받는다. 예컨대 12개월 만기로 1억 달러를 준다고 가정하면 거래일에 1억 달러 상당의 원화는 거래일의 매매기준율(기준환율)을 적용하여 계산하게 된다. 만기일에 가서는 국민연금은 외환당국에 1억 달러를 지급하는데 외환당국이 지급할 원화는 이미 거래일에 고시된 기준환율과 선물환율의 차이(스왑포인트 * )를 감안하여 지급하게 된다.
사실 외환당국과 국민연금공단은 외환스왑 거래는 2022년부터 진행하여 왔다. 2022년 처음 100억 달러로 시작하여 2023년 4월 350억 달러, 2024년 6월 500억 달러, 2025년 말까지는 한도를 650억 달러로 증액하여 운용하고 있다.

* 서울외국환중개(주)의 홈페이지에 통화선도환율(선물환율)을 고시하고 있는데 예컨대 2025년 4월말 기준 1년물 스왑포인트를 –29.00원이다. 즉 기준환율은 1421.00원이고 1년물 선물환율은 1392.00원이므로 그 차이, (선물환율-기준환율)가 스왑포인트이다.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의 win-win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의 외환스왑 거래를 통해 얻는 각자 이점은 무엇일까? 외환당국은 외환스왑 거래를 통해 외환시장 불안정 시 국민연금의 현물환 매입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 국민연금도 원/달러 환율 급등 시 해외투자에 수반되는 환율변동 리스크를 완화하여 기금 수익에 도움이 될 것이다. 외환당국이나 국민연금 모두 외환시장 안정 및 환율 변동성 완화 차원에서 이 외환스왑은 필요성이 매우 높다고 하겠다.
한편, 이 거래의 단점이 외환당국의 입장에서 스왑거래 기간 중 외환보유액이 외환스왑 거래금액만큼 줄어드는 것인데 만기 시 자금이 전액 환원되기 때문에 외환보유액 감소하는 것이 일시적이니 그 문제는 크지 않다고 본다.

 

 


※ 본 콘텐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글로 금융·경제에 대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제작되었습니다. IBK기업은행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는 점 참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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