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활정보톡

영화관을 외면하는 영화들, 변화하는 '홀드백' 제도

by IBK.Bank.Official 2020. 9. 14.


영화 산업의 위기인가 새로운 시도인가, 논란의 중심에 있는 ‘홀드백’

프랑스에 위치한 어느 극장에서 극장주가 야구배트를 들고 영화 <뮬란>의 홍보 패널을 때려 부수는 영상이 조회수 200만을 돌파하며 화제가 되었습니다. 극장주가 <뮬란>에 대한 개인적인 앙심이 있었던 걸까요? 극장주를 이렇게 분노하게 만든 건 사실 영화가 아닌 영화계 ‘홀드백’ 제도의 붕괴라고 하는데요. 

오늘 IBK기업은행에서는 전 세계 영화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슈, ‘홀드백’이 과연 어떤 제도인지, 앞으로 전 세계 영화 산업이 어떤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영화 한 편이 극장에서 안방으로 오기까지, ‘홀드백’에 대해 알아보자

보고 싶은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지 못해 VOD나 넷플릭스 같은 OTT 플랫폼에 풀리는 날을 기다려본 경험 있으신가요? 흥행 성적과 판권 문제에 따라 어떤 영화는 한두 달 만에 공개되기도 하고 어떤 영화는 공개까지 수개월이 걸리기도 하는데요. 이렇게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를 스크린이 아닌 다른 플랫폼에서 볼 수 있기까지의 시간을 ‘홀드백(Hold back)’이라고 합니다. 

 세계 영화 산업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할리우드는 그동안 대부분의 영화들에 90일가량의 홀드백 제도를 지켜 왔으며,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제작사의 영화 상영을 거부하는 등 강경한 대응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올해 전 세계에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하면서 막강하던 할리우드 영화 산업에도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고, 홀드백 제도에도 엄청난 변화가 생겼습니다. 


코로나19와 언택트 시대가 바꾼 ‘홀드백’ 산업 표준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 유니버셜 픽처스와 미국 전 지역에 630여 개의 극장을 운영 중인 미국 최대 극장 체인 AMC가 지난 7월 28일 ‘홀드백’ 기준을 90일에서 17일로 단축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파격적인 계약은 전 세계 영화 산업 관련자로부터 많은 우려와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는데요. 아담 아론 AMC CEO는 이 계약이 “영화 산업의 표준이 될 것”이라며 극장 중심의 영화 산업이 무너지고 있는 현시대에 순응하는 입장을 보였다고 합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2020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서 올해 상반기 전체 관객 수가 지난해 대비 70.3% 감소한 3,241만 명이라고 밝혔습니다. 매출액 또한 전년 대비 70.6% 줄어든 2,738억 원에 불과했으며, 이는 2005년 이후 최저 기록이라고 합니다. 

코로나 이후 ‘극장’이라는 공간에 두려움과 위험을 느끼는 대중이 ‘언택트’라는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여 OTT 플랫폼으로 쏠리고 있기 때문인데요. 많은 전문가들은 이를 영화 생태계의 어쩔 수 없는 ‘변화’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극장에 대한 가치와 의미가 새롭게 부여되지 않는 이상, 홀드백의 단축은 영화 산업 변화의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극장을 지나치는 영화들, 앞으로 영화 산업은 어떻게 될까?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인해 수백 수천 억의 자본을 투자해서 만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조차 극장이 아닌 OTT로 직행하고 있습니다. 미국 월트디즈니가 제작한 영화 <뮬란>이 대표적인데요. 

원래 올해 3월 개봉을 앞두고 있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여러 차례 개봉을 연기하던 <뮬란>은 결국 오는 9월 4일 자사 OTT인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공개하는 것으로 결정됐습니다. 이는 홀드백의 약화를 넘어 영화 공개의 새로운 루트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으며, 극장 관계자들에겐 적지 않은 충격을 주는 사건이 되고 있습니다. 

‘디즈니 플러스’ 공식 채널에 올라온 영화 <뮬란> 예고편. ‘STREAMING(스트리밍)’ 날짜가 적혀 있다
https://youtu.be/Am3KGwjQVik 

사실 극장이 아닌 OTT 플랫폼으로 콘텐츠를 공개한 케이스는 <뮬란>이 처음은 아니며, 미국의 유니버설 픽처스에서 애니메이션 <트롤: 월드 투어>를 극장이 아닌 VOD로 선공개하여 흥행에 성공한 바 있는데요. 때문에 이렇게 극장을 거치지 않고 흥행에 성공하는 영화들이 늘어난다면 이런 루트가 일반적이고 보편적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영화 산업이 코로나로 인해 ‘하늘이 무너지는’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되었지만, 시대와 세대에 맞는 ‘솟아날 구멍’을 마련해서 사람들에게 다시 새로운 감동과 즐거움을 만들어줄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