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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정보톡

논란의 마카롱, 핑크택스가 무엇이길래!

by IBK.Bank.Official 2020. 9. 18.



아니, 마카롱에 논란이라니! 건강에 안 좋은가? 가격 문젠가? 생소하고 의아하신 분들 계실 텐데요. 맞습니다, 일종의 ‘가격’ 논란입니다. 요지는 이렇습니다. 

“마카롱 가격이 비싼 이유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핑크택스(pink tax)’가 붙기 때문이다. 핑크택스 자체가 비합리적이므로 마카롱 소비는 비합리적이다.”

이게 무슨 뜻일까요? 오늘은 IBK기업은행이 특이한 세금 ‘핑크택스’에 대해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소비에는 분홍색 세금이 더 붙는다?!

 

핑크택스(pink tax)’란 동일한 상품 또는 서비스에 대해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입니다. 전통적으로 여성을 상징하는 색으로 쓰이던 분홍색과 세금을 합쳐서, ‘마치 여성에게만 붙는 세금 같다’고 표현한 것이죠. 기업이 여성용 상품을 내놓을 때 주로 분홍색을 사용한다는 점도 ‘핑크’를 붙이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동일 상품을 구매하는데 성별 따라 지불하는 값이 다를 수 있다는 건지, 잘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는데요. 의외로 일상 속에서 다양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 유명 패션 브랜드에서 제작한 겨울 패딩의 경우, 남성용이 여성용보다 크기도 더 크고 충전재도 많이 들었는데 가격은 여성용이 더 비싸 이슈가 되었던 적도 있고요. 남성 커트 비용보다 여성 커트 비용이 무조건 더 높게 책정되어 있는 미용실도 적잖이 볼 수 있습니다. 기장과 관계없이, 이미 머리가 짧은 여성이 커트를 하는데도 장발의 남성이 커트를 할 때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핑크택스와 관련된 조사로는 2015년 뉴욕시 소비자보호원이 진행한 조사가 유명한데, 당시 24개 온·오프라인 소매점에서 판매하는 8백 개 남녀용 제품을 확인했더니 남성용이 더 비싼 제품은 18%인데 반해 여성용이 비싼 제품은 42%에 달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었습니다. 


마카롱과 ‘다꾸’의 핑크택스 논란은 왜? 

핑크택스의 기본 개념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그래도 여전히 마카롱에 핑크택스가 붙는다는 말은 이해할 수 없으실 겁니다. 왜냐면 남성용 마카롱, 여성용 마카롱을 구분하여 판매하는 매장이 없으니까요. 

마카롱이 핑크택스 논란에 휩싸인 이유는, ‘핑크택스’라는 개념이 근래 들어 더 넓은 의미로 이해되고 사용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남성용, 여성용으로 양분되어 있는 제품뿐 아니라, 주로 여성이 많이 소비하는 제품군에도 핑크택스가 붙는다는 논의가 시작된 겁니다. 

아시다시피 마카롱은 작은 크기에 비해 가격이 비싼 편입니다. 개당 2~3천원에 판매되어 5개만 구매해도 만 원이 훌쩍 넘어가고, 소비자는 대부분 여성이에요. 그렇다 보니 마카롱 가격이 유독 비싼 이유가 사실상 ‘여성용 디저트’인 마카롱에 핑크택스가 붙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반대 의견도 팽팽합니다. 여성용, 남성용이 구분되어 있지 않고 단지 여성이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을 뿐인 제품에 대해 ‘핑크택스’라는 말을 붙이는 건 옳지 않다는 ‘의미’에 대한 반박이 나오기도 하고, 판매할 만한 마카롱을 만들려면 시간과 숙련된 기술이 필요한데 이러한 공수에 대한 비용을 싹 무시하는 발언이라고 비판 받기도 합니다.  

다이어리 꾸미기, 소위 ‘다꾸’ 용품에 대해서도 마카롱과 아주 유사한 형태의 논란이 진행된 바 있습니다. ‘스티커 등으로 다이어리를 꾸미는 것이 주로 여성들의 취미이기 때문에 스티커를 비싼 값에 파는 거다(다꾸 용품에 핑크택스가 붙는다)’ vs ‘스티커는 창작자의 크리에이티브가 들어간 디자인 결과물이므로 3~4천원에 판매해도 비싼 게 아니다’로 대결 구도가 형성되었어요.    


‘핑크택스’ 논란을 뛰어넘어 합리적인 소비로 나아가는 길

 

핑크택스가 정말 실존하느냐에 대한 논쟁은 과거에도 있어왔고 지금도 역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핑크택스를 허상이며 피해의식이라고 말하고, 누군가는 핑크택스를 인정하고 보이콧해야 한다고 말하죠. 앞으로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논쟁에도 불구하고 핑크택스를 인정하는 쪽과 부정하는 쪽 모두가 공통적으로 동의하는 내용이 있다면 바로 ‘성별이 가격을 책정하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가 아닐까 싶은데요. 이러한 이슈가 있음을 인지하고, 평소 상품을 구매할 때 가격 등을 한 번 더 의심하고 고려하는 소비자로 거듭난다면 합리적인 소비를 해나가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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