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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에 숨겨진 금융 이야기,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

금융정보 톡

by SMART_IBK 2015.03.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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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이야기,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 : 모든 것이 거짓이었던 남자가 신용사회를 사는 법


2002년 작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 (Catch Me If You Can)의 제목을 한글로 번역하면 ‘잡을 수 있음 잡아봐’라는 도발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보는 이에 따라‘나 잡아봐라~~’라는 60년대 영화의 손발이 오글거렸던 대사로도 해석될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이 도발적인 제목을 가진 영화의 감독은 무려 ‘그’ 스티븐 스필버그. 헐리우드 흥행의 귀재로 불리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선택했던, 세상을 향해 ‘나 잡아봐라’고 비아냥거리는 한 위조사기범의 이야기를 통해 모든 것이 거짓이었던 한 남자의 진실을 들여다본다.



캐치 미 이프 유 캔 (Catch Me If You Can, 2002)




위조의 천재, 재능에 눈을 뜨다


위조는 사실 모든 사기 범죄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위조지폐, 위조수표, 위조여권, 위조신분증까지 위조 사기범은 위조라는 행위를 통해 모든 것들을 큰 노력 없이도 아주 쉽게 얻을 수 있으며, 그런 위조된 것들을 이용해 그들의 욕망을 달성하려고 한다. 


하지만 사람의 욕망은 한계가 없는 법, 대부분의 위조범은 처음에는 생계 때문에 또는 어쩔 수 없이 ‘작게’ 시작했다가, 밑 빠진 독에 물을 들이붓듯이 자신의 끝없는 욕망을 채워가기 위해 점점 그 스케일을 키워가게 마련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프랭크 애버그네일 주니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역시 처음 시작은 소액 수표 위조였다. 사업가였던 아버지의 사업이 망하고 이 때문에 부모가 이혼하는 지경까지 이르자 이를 견디지 못했던 프랭크는 불과 10대의 나이에 집을 뛰쳐나온다. 그리고 아버지로부터 받은 수표책으로 소액수표를 위조하면서 생계를 이어나가는 길을 선택한다. 


그러나 나이 어린 프랭크가 발행하는 위조수표는 신뢰성이 떨어져 위조 수표를 유통하는데 애를 먹는다. 당연한 일이었다. 수표에는 반드시 보이지 않는 신용이라는 것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체크 (Check)라 불리는 이 개인 수표 시스템은 아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미국 생활을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은 잘 알겠지만, 현금이 없어도 은행으로부터 받은 수표책 (Check Book)에 받을 사람 이름이랑 금액, 그리고 자신의 서명을 기입하게 되면 현금과 동일한 힘을 가지게 되는 이 수표는 신용이 만능인 미국 금융 시스템의 상징과도 같다. 


개인이 자신의 구좌에 있는 돈을 이렇게 간단한 방법으로 유가 증권화 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진 나라가 그렇게 많지 않은 것도 신용에 의한 금융시스템의 구축이 생각보다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신용이라는 것은 어린 프랭크가 아무리 위조기술에 뛰어나다고 해서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프랭크는 길에서 당시 굉장한 인기를 누리던 직업이었던 비행기 조종사를 보게 되고, 비행기 조종사를 사칭해 위조수표뿐만 아니라 신용까지 위조하기로 결심한다. 


그만의 대담함과 연기력으로 완벽한 비행기 조종사로 위장에 성공한 프랭크는 다시 위조수표를 들고 은행을 방문한다. 그리고 조종사 유니폼을 입고 건네는 위조수표는 어마어마한 신용을 획득하게 된다. 소위 ‘후광효과’에 현혹된 것이다. 



후광효과란 일반적으로 어떤 사물이나 사람에 대해 평가를 할 때, 그 일부의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일부만 보고 전체를 평가해버리는 심리적 특성을 말한다. 

많은 수의 사기범들은 이러한 후광효과를 잘 활용한다. 높은 사람과의 친분을 과시한다든지, 누구나 알만한 기업을 사칭한다든지 하는 것도 자신의 말에 신뢰성을 부여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의외로 그런 말에 잘 속아 넘어간다.




"절 잡아주세요"


프랭크는 당시 미국 대형 항공사였던 ‘팬암’의 젊은 신입 부조종사를 사칭하며, 비행기를 공짜로 얻어 타고 다닌다. 너무나도 당당한 그의 행동에 그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비행기를 타고 가는 곳마다 그가 내민 위조수표는 예전 같으면 분명히 의심받았을 고액수표마저 후광효과를 업고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여지게 되고 작은 성공에 취한 프랭크의 사기행각은 점점 더 대담해져 간다.


처음에는 먹고살기 위해 수표를 위조했기에, 상대적으로 소액이었고 당시 소액 위조수표는 너무 많았기에 그렇게 큰 위협이 되지 않아 주목을 받지 못했던 프랭크였지만 점점 피해금액이 커지게 되자 당연한 결과로 미 연방 수사국 (FBI)의 추적을 받게 된다.


위조수표는 신용사회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범죄였기에 FBI는 지금도 전담부서를 두고 위조수표를 단속한다. 적발될 경우 처벌도 아주 강력하게 집행하는 등 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이러한 신용 관련 범죄들에 강력하게 대처하는 이런 사회적 시스템이 미국의 신용사회를 지지하는 중요한 축의 역할을 하게 된다.




FBI 위조수표 수사부의 칼 핸래티 (톰 행크스)는 최근 곳곳에 출몰하는 정교한 위조수표에 골머리를 썩이는 중이다. 긴 시간의 수사와 오랜 잠복을 거쳐 놈의 은신처를 습격해 간신히 위조수표범에 수갑을 채우나 했더니 같은 위조수표범을 쫓고 있었던 같은 정부 수사요원! 


허탕을 치고 돌아서서 아쉬워하고 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정부 수사요원은 비밀요원을 사칭한 프랭크였고 순간적인 기지로 체포될뻔한 위기를 넘긴 프랭크는 유유히 현장을 벗어난다. 그리고 이렇게 프랭크와 칼의 지긋지긋한 악연은 시작된다.


크리스마스 날 사무실에서 외로이 근무하고 있던 칼에게 전화 한 통이 온다. 전화를 건 사람은 다름 아닌 프랭크, 크리스마스에 외로웠던 프랭크는 자신의 정체를 아는 유일한 사람인 칼에게 전화를 걸어 신부님께 고해성사하듯 전에 칼을 속인 것을 사과하려고 전화했다고 한다. 


그리고 자기가 머물고 있는 호텔 룸넘버를 알려주며, 자신을 체포해가라고 한다. 물론 칼은 프랭크의 말을 믿지 않고, 어차피 또 날 속이려고 뭔가를 꾸미는 것이겠지라며 프랭크의 말을 믿지 않는다.


"프랭크, 사과하려고 전화 한 거 아니지?"


"무슨 뜻이죠?"


"전화 걸 사람이 없으니까 걸었잖아."


칼은 예리했다. 외로움. 사기를 통해 위조를 통해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는 있었지만, 진정 프랭크가 원한 것은 외로움을 달랠 사람의 온기였다. 


결국, 영화 제목에서 말하는 ‘캐치 미 이프 유 캔’이라는 말은 잡을 테면 잡아봐라는 비아냥거림이라기보다는 누군가 제발 자신을 잡아 이 가짜인생을 끝내게 해달라는 호소였을지도 모른다.




그 남자가 진실로 바랬던 것


칼에 쫓기게 된 프랭크는 직업을 의사로 바꾼다. 물론 위조 학위증과 위조 이력서로 말이다. 메디칼 TV 드라마로 수련을 대신한 그는 노련한 외과의사를 사칭하여 병원에 일자리를 얻게 되고, 병원에서 순진하고 아름다운 간호사 브렌다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사랑에 빠진 그는 브렌다와 결혼하여 평온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결혼승낙을 위해 브렌다의 부모님을 만나는 자리에서 변호사인 브렌다의 아버지에게 프랭크는 처음으로 자신이 아무런 직업도 없는 백수임을 고백하고,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지기 위해 변호사 시험을 가지겠다고 약속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공부한지 일주일 만에 사법 시험에 정말로 합격한다. 


장인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이제야말로 제대로 된 위조 신분이 아닌 새로운 삶을 살아가려는 프랭크가 브렌다와 행복한 약혼식을 치르려는 순간, 칼이 들이닥친다. 브렌다와의 약혼은 깨지고, 프랭크는 어머니의 고향 프랑스로 도피한다. 


프랑스에서 인쇄소를 차려 위조수표를 찍어내다 체포되어 지독한 옥살이를 하던 프랭크 앞에 칼이 나타나 미국으로 송환된다. 칼로부터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고는 감시망을 뚫고 탈출하여 원래 자신이 살던 집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그곳에서 어머니는 재혼해 새로운 가정과 새로운 자녀들과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다. 


어린 나이에 사기범이 되었던 프랭크가 사기를 통해 얻고 싶어한 건 그냥 평온한 가정이었다. 그는 사기행각이나 위조를 하면서도 끊임없이 아버지에게 편지를 보낸다. 부모님이 이혼하고 가정이 파탄된 건 돈 때문이라고 생각한 건지 끊임없이 편지를 보내 자신이 조종사로 의사로 성공을 거두고 있고 이제 큰돈을 벌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캐딜락을 선물하고 엄마랑 같이 드라이브를 가라고 아버지에게 권한다. 그가 진정 원했던 단 한 가지는 예전의 그 단란했던 가족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것이었지만, 아버지의 죽음과 어머니의 재혼으로 그 모든 꿈이 날아가 버린 것이었다. 진실로 바랬던 꿈이 날아가 인생의 목표를 잃어버린 좌절하고 그는 제 발로 다시 감옥으로 돌아간다. 




모든 것이 거짓이었던 남자의 진실


칼에게 체포된 후 칼은 프랭크에게 어떤 방법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했는지 끊임없이 물어본다. 사기꾼인 프랭크이니 당연히 부정행위로 시험에 합격했다고 여겼던 것이다. 하지만 프랭크는 그때만큼은 정말 공부해서 합격했다고 한다. 


반신반의하는 칼, 하지만 프랭크의 눈빛에는 거짓이 없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았다면 제대로 된 인생을 살았을 녀석이었을 텐데, 어린 나이에 가정불화를 견디지 못해 나쁜 길로 빠져든 프랭크에 칼은 무언가 뭉클한 감정을 느낀다.


체포된 프랭크는 미성년자임을 감안 받아 징역 1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을 하다, 사법 거래를 통해 FBI 금융수사국에서 위조지폐나 수표를 적발하는 일을 맡게 된다. 일하고는 있지만, 가석방 상태였던 프랭크는 어느 날 다시 외로움을 느끼고 유럽으로 도망가려 한다. 


이대로 도망간다면 영원히 도망자 신세로 살거나 잡힌다면 몇십 년 형을 더 살아야 하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칼이 나타나 손을 내민다.


“자넬 풀어주려고 4년간 국장과 검찰총장을 설득했어. 비행기에 타도 놔둘게, 어차피 월요일에 돌아올 거잖아.”


“돌아올 걸 어떻게 알죠? 칼.”


“뒤를 돌아봐! 이젠 누구도 널 쫓지 않아. 프랭크”




영화는 실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16살부터 사기행각을 시작해 약 5년간 250만 불의 위조수표를 발행했던 프랭크지만, 지금은 컨설팅회사를 차려 1만 4천여 개에 달하는 국가기관, 금융기관, 일반회사에게 사기, 도용, 위조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고 새로운 위조방지 프로세스를 도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동안의 경험으로 완벽한 위조방지 수표를 만들어 내 그 로열티로 많은 부를 얻은 프랭크는 자신을 쫓던 칼과 평생 친구처럼 지내며 잘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그의 모든 것은 거짓이었고, 거짓말과 위조된 인생을 살고 있었지만, 그가 원했던 평온한 가정을 얻기 위해서는 미친 듯이 공부해 사법시험에 합격할 재능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재능을 다른 곳에 써버렸고, 그 결과 돌아온 건 허무한 감옥 생활이었다. 


개인적으로도 정말 영화 같은 인생을 살았던 주인공 프랭크 애버그네일. 그는 결혼하여 아들 셋을 두며 평온하고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그렇게 원했던 평온한 가정을 결국에는 얻어낸 것이다. 이번에는 위조되었거나 꾸며진 거짓이 아닌 자신의 진실로 얻은 행복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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