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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1깡, 펀쿨섹좌? 트렌드를 이끄는 밈 현상이란?

생활정보 톡

by SMART_IBK 2020. 7. 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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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몰랐던 이야기

직장인 A씨는 구독 중인 OTT 서비스(Over the Top: 넷플릭스, 왓챠플레이, 티빙 등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 새로운 드라마가 올라왔다는 알림을 받고, 해당 드라마를 검색해보았습니다. 많은 수의 ‘좋아요’를 받아 상위 노출 중인 리뷰를 읽어보니, ‘이 드라마는 재미있습니다. 재미있지 않으면 드라마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드라마는 펀하고 쿨하고 섹시해야 합니다’ 등의 모호한 표현들이 다수 적혀있었습니다. 솔직히 잘 쓴 후기는 아닌 것 같은데, 사람들이 이 후기를 좋아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습니다.

평소처럼 유튜브에 접속하니, 오늘도 추천 동영상 목록에 ‘1일 1깡’이라는 제목이 많이 보입니다.요즘 들어 부쩍 검은 캡모자와 투박한 조끼를 입은 사람이 춤을 추는 썸네일이 늘어난 느낌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들만으로는 도통 ‘1일 1깡’의 의미를 추측할 수 없어서, A씨는 이 단어를 검색해 보기로 했습니다.

 

▲가수 '비'의 '깡' 뮤직비디오

‘깡은 2017년 12월 발표된 가수 비의 노래로, 노골적으로 자신감을 드러내는 가사와 다소 촌스러운 의상, 과하게 느껴지는 안무로 발표 당시에는 관심을 끌지 못하였으나…’

즉, 깡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①우선 가사를 보며 노래를 들어야 하고 ②그 시절 깡 무대도 봐야 하며, ③적어도 2개 이상의 영상을 통해 꾸러기 표정, ‘브뤳키다운(Break it down)’ 등 비의 특징적인 행동까지 알아채야 한다는 겁니다.

이 모든 과정을 거친 후에도 여전히 질문은 남습니다.

그래, 재미있다는 건 이제 알겠는데, 그래서 이게 갑자기 왜 뜬 건데?

A씨는 제가 아직 그리 많은 나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만 접속하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되는 기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밈(meme)? 그게 뭔데요?

 

A씨가 몰랐던 이 표현들, 여러분들은 모두 알고 있으신가요? 1인 1깡, 펀쿨섹좌, 엔프티/엣티제/인프제/잇팁 등등. 더 이전에는 사딸라, UBD, 내가 A할게 B는 누가 할래?같은 표현들이 있었죠.이런 말들을 모두 ‘밈(meme)’이라고 합니다.

밈은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저서 『이기적 유전자』(1976)에서 처음 사용한 단어로, 그는 인간이 생물학적으로 유전자(gene)의 복제와 변이를 통해 진화해왔듯, 문화적으로도 ‘뇌에서 뇌로 옮겨’ 다니는 ‘문화의 최소 단위 ‘밈’이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흉내 낸다는 의미의 그리스어 mimene을 가지고 와 유전자 gene과 유사한 발음으로 변형시켜 새로이 만든 단어가 밈이었어요.

리처드 도킨스의 밈은 말 그대로 모든 인간 문화의 최소 단위를 의미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밈은 더 좁은 의미로도 사용되게 됩니다. 지금은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표현을 일컫는 단어로 쓰이고 있어요.


복잡하고도 단순한 밈의 세계

‘그러니까 간단히 말하면 밈=유행어라는 거지?’라고 묻고 싶으신 분들이 계실 것 같은데요, 밈과 유행어가 상당히 유사하기는 하나, 완전히 동일한 의미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아직까지 유행어와 밈의 범위, 구분에 대한 명확한 합의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다수 밈은 보다 복잡한 배경을 가집니다.

예를 들어, ‘얼죽아’ 같은 유행어는 뜻을 알기 쉽습니다.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라는 전체 문장을 보고 나면 의문이 완전히 해소되죠. 하지만 밈은 그렇지는 않습니다. 아까 깡의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었듯, 사람들이 왜 이 밈을 쓰게 되었는지, 어떤 점을 재미있어 하는 건지를 이해하려면 더 많은 맥락을 파악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펀쿨섹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본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대신이 2019년 9월 유엔 기후변화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기후변화 문제에 대처할 때는 “펀(fun)하고 쿨(cool)하고 섹시(sexy)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과, 평소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대신의 중언부언하는 말투, 그를 비판하는 시각을 알아야 하고요. 엔프티/엣티제/인프제/잇팁은 MBTI 성격유형검사의 결과 유형인 ENFT, ESTJ, INFJ, ISTP 등을 한국어로 표현한 말들로, 외향성vs내향성, 사고형vs감정형 등 서로 상반되는 성격유형에 따라 똑같은 상황에서도 다르게 행동하는 모습을 재밋거리로 소비하는 밈입니다. 총 16가지 성격유형을 구성하는 E(외향), I(내향), S(감각), N(직관), T(사고), F(감정), J(판단), P(인식) 각 특징을 모두 알고 있어야 밈을 이해할 있다는 점에서 역시나 복잡하죠.

하지만 복잡하다는 것은 곧 그만큼 스토리가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한 번 이해하고 나면 쉽고 재미있게 사용할 수 있죠. 단순 줄임말 유행어에 비해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보니, 밈을 아는 사람들은 트렌드에 밝은 사람들이라는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생각해보면 참 신기한 일입니다. 어느 일반인 개인이 특별한 의도 없이 한 행동이, 예상치 못한 호응을 얻으며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가 온갖 SNS, 더 나아가 셀럽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TV에서까지 활용된다니,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죠.

빠른 속도로 나타나고 사라지는 밈이 낯설기만 한 분들도 많으실 거고, 헛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밈이 요즘 시대의 트렌드를 이끄는 커다란 힘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고, 이러한 기세가 쉬이 누그러지지는 않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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