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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 전문가이드

내외 금리 역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우리나라 채권을 매입하는 이유

by IBK.Bank.Official 2025. 4. 17.

 

 

 

자금은 금리를 따라 움직인다


돈은 금리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러분이 은행에 예금을 넣고 싶을 때 조금이라도 이자를 더 주는 은행에 예금에 가입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해외 투자자의 입장에서도 조금이라도 더 이자를 많이 주는 곳에 투자할 것이다. 이자율이 높은 나라로 자금이 모이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비교


그런데 우리나라의 금리가 미국보다 낮은데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채권을 매입하는 그 이유가 궁금하다. 2022년 이후 우리나라와 미국의 중앙은행 기준금리를 살펴보자.
 

2022년 1월부터 미국의 기준금리(상단 기준) 추이를 보면 0.25%, 0.50%, 1.00%, 1.75%를 유지하다가 7월 27일 2.50%로 인상하였다. 반면 한국은 2022년 1월부터 1.00%, 1.25%, 1.50%, 1.75%를 유지하다가 7월 13일 2.25%로 인상하였다.

결과적으로 7월 27일 이후 미국의 기준금리는 한국의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상회하였다. 최근 들어서도 미국의 기준금리는 4.50%이고 한국의 기준금리는 2.75%이니 그 격차는 1.75%p로 나타났다.

 

한국과 미국의 장기금리 비교


한편, 한국과 미국의 장기금리 즉,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을 비교해도 미국의 금리가 높은 편이다.

2022년 12월 말 기준 미국 장기금리는 3.62%, 한국 장기금리는 3.54%로 미국이 0.08%p 높았으며 이후 미국 금리가 높은 수준을 지속하였다. 금년 2월 말 현재 미국금리는 4.45%, 한국금리는 2.83%로 미국이 1.62%p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외국인의 한국 채권 매입 추이


그러면 이처럼 한국의 기준금리 및 장기금리가 미국보다 낮은데도 외국인들이 한국의 채권에 투자할까?

위 그림을 보면 내외금리차가 역전된 경우에도 여전히 외국인들은 한국의 채권을 매입하고 있다.

 

외국인이 한국 채권 매입 시 차익거래 유인


그러면 외국인들은 금리면에서 손실을 보고 있는데 어디서 이익이 발생할까? 외국인이 외화를 가져와 우리나라 채권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원화로 환전해야만 한다. 그런데 문제는 채권에 투자하고 나중에 수익(원금과 이자)을 본국으로 송금할 때 환율이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른다. 환율변동 위험에 노출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예를 들어 2025년 3월 31일 현재 외화 1달러를 들여와 원/달러 기준환율 1,472.90원으로 환전한다면 1,472.90원을 받아 채권에 투자한다. 그리고 투자를 마치고 원금과 이자를 본국으로 송금할 때 원/달러 환율이 1,472.90원이 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예컨대 원/달러 환율이 1,400원으로 하락하면 원화를 조금 덜 줘 1달러를 환전할 수 있으니 환전과정에서 이익을 얻을 것이나 환율이 1,500원으로 상승하면 1달러 환전을 위해 추가적으로 원화를 더 줘야 하니 손해를 볼 것이다. 환전과정에서 손실 또는 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실제로 금년 3월 말 현재 시장에서 형성되고 있는 선물환율 즉, 외국인이 미래에 환전할 때 적용하는 원/달러 환율*을 보면 외국인들의 입장에서 이익을 보게 되어 있다. 예를 들어 1년 후에 환전할 것을 가정하고 지금 계약을 한다고 가정하면 1,446.16원만 지급하면 된다. 지금 환전한 1,472.90원과의 차이를 보면 26.74원만큼 낮아 환전과정에서 이익을 보게 되는데 동 이익을 이자율로 환산하면 약 1.82%가 된다. 이를 전문용어로 스왑레이트*라고 한다.

* 원/달러 환율: 선물환율 또는 통화선도환율이라고 하는데 지금 계약을 하지만 계약이행은 미래 어느 시점에서 이루어지는 환율을 의미한다. 지금 계약과 동시에 거래가 이루어지는 현물환율에 대응되는 개념이다. 
* 스왑레이트: (선물환율 – 현물환율) ÷ 현물환율을 백분율(%)로 표시한다.

한국에 투자하는데 한국의 금리가 미국보다 낮아 손해를 볼 수 있어도 미래의 환전과정에서 1.82%p만큼 이익을 보게 되어 내외금리차 및 환전이익을 동시에 고려하면 전체적으로 이익을 보는 것이다.

 

선물환율이 현물환율보다 낮게 형성되는 이유


그러면 왜 우리나라에서 미래의 환율이 현재보다 낮게 형성되는 것일까?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액결제선물환(NDF)*을 매도하면, 그 거래상대방인 국내 외국환은행은 선물환 매입초과 포지션이 발생하게 되고 이렇게 되면 동 국내 외국환은행은 환율 하락에 따른 손실 위험을 부담하게 된다. 국내은행들은 이러한 위험을 제거하기 위하여 외환스왑시장*에서 외화자금을 조달(현물환매입=Buy& 선물환매도=Sell)하여 은행 간 외환시장에서 현물환을 매도함으로써 현물환 및 선물환 포지션을 중립화(square position)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스왑시장에서 외화자금 조달 수요가 늘어나면서 즉, 선물환 매도와 현물환 매입 수요가 각각 늘어나면서 선물환율은 하락하고 현물환율은 상승*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서 외국인은 환전과정에서 이익을 챙기게 된다. 외국인의 차익거래 유인 즉, (내외금리차 – 스왑레이트)는 플러스가 된다. 스왑레이트와 내외금리차가 모두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에서 절댓값 기준으로 스왑레이트가 크기 때문에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이익이 발생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외국인은 내외금리차에서는 손해를 보지만 환전과정에서 이를 초과하는 이익을 남기기 때문에 한국 채권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 차액결제선물환(NDF): Non-Deliverable Forward의 약자로 만기 시 당초 약정한 환율에 의해 특정 통화를 거래당사자 간에 인도 또는 인수하는 일반적인 선물환거래와 달리 만기에 계약원금의 교환 없이 약정환율과 만기 시 현물환율인 지정환율(fixing rate) 간의 차액만을 지정통화로 결제하는 거래를 의미한다.
* 외환스왑시장: 거래당사자들이 현재의 계약환율에 따라 서로 다른 통화를 교환하고 일정기간 후 최초 계약시점에서 정한 선물환율에 따라 원금을 재교환하는 거래를 의미한다.|
*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게 되면 달러가치가 상승하는데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로 표시하면 예컨대 달러당 1,400원이 1,500원으로 상승하게 된다. 반대로 달러화에 대한 매도가 늘어나면 달러가치가 하락하는데 외환시장에서는 달러당 1,400원에서 1,300원으로 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즉 선물환매도가 늘어나면 선물환율은 하락하고 현물매입이 늘어나면 현물환율은 상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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