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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싶은길... 여유로운 봄날 정동길 산책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4. 20.



추운 날씨에 움츠렸던 어깨를... 이제는 좀 펴고 산책 나갈 봄이 돌아왔어요! 겨울 내내 밖에 나가는 것도 부담스러울 만큼 매서운 추위에 잔뜩 웅크려있었는데 이제는 주말만 되면 아침에 눈뜨자마자 밖으로 나가버리는 여의도 지점 한유란계장 입니다. ^-^

제 취미 중 하나가 '귀에 이어폰 꽂고 무작정 걷기'여서 그런걸까요? ㅎㅎ 날씨가 풀리니까 이렇게 좋을 수가 없네요! 낮에는 정말 어디론가 뛰쳐나가고픈 충동이 절로 생깁니다. ^^

요즘 서점가에 가면 '산책', '걷기'를 테마로 한 서적들이 즐비하더라구요. 이제는 걷기가 건강을 위한 것 뿐 아니라 하나의 문화가 된 것 같아요.

오늘 포스팅 주제도 바로 '걷고 싶은 곳'과 그 장소에 얽힌 이야기랍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도시! 서울에서 나고 자란 전형적인 아스팔트 키드(Asphalt Kid)인 저에게 서울은 단순한 수도, 거주지 일 뿐 아니라 마음의 고향이기도 해요. 서울이 고향이라고 하면 왠지 와 닿지가 않으시죠? ㅎㅎ 고향을 말할때 서울은 왠지 고향이라고 말하기가 좀 ㅎㅎ 고향하면 시골 이런것들이 생각나잖아요 ^^ 

뭇 시인과 문학가들이 노래하는 평화로운 들판과 한가롭게 노니는 소 등으로 대변되는 '고향'의 이미지와 '서울' 이라는 단어가 주는 뉘앙스는 다소 이질적이지만 그런 서울에도 수많은 세월을 거쳐 꾹꾹 눌러 담은 많은 이야기들이 어려있는 가슴 저리게 아름다운 거리가 존재합니다.

제가 서울에서 가장 사랑하는 거리는 바로 서울 중구 정동 일대에요.

이문세의 유명한 노래이자 뮤지컬로도 제작되어 인기를 끌고 있는 '광화문의 연가'에 나오는 덕수궁 돌담길과 언덕 밑 눈 덮힌 작은 교회당이 바로 정동을 대표하는 그림이죠. 

시청역에서 나와 덕수궁 돌담길을 쭉 따라 올라가다 서울 시립 미술관을 좌편에 두고 정동 교회가 있는 자그마한 언덕을 거쳐 이화여고와 정동극장을 지나 강북 삼성병원 맞은편으로 나오는 코스가 바로 오늘 제가 소개하고자 하는 코스에요.


시청역에서 나와 우측에는 덕수궁을 끼고 걸어 올라가다 보면 이렇게 멋진 연주를 선보이는 길거리 악사들을 만날 수 있어요. 마치 파리의 어느 골목길에 온 것 마냥 진한 낭만을 느낄 수 있죠. ^^
 

이렇게 향수를 자극하는 호박엿 파는 아저씨도 만날 수가 있어요.

언덕길 위 조그만 교회당이 자리하고 있는 정동 삼거리의 모습입니다. ^^

붉은색 벽돌이 인상적인 정동 교회를 중심으로 위쪽으로는 배재학당역사문화관(구 배재학당), 좌편으로는 서울시립미술관, 우측으로는 정동극장, 이화여자고등학교(구 이화학당) 방면으로 향하게 되죠.

여기서 잠깐, 덕수궁 돌담길을 함께 걷는 연인들은 헤어지가 된다는 속설, 한번 쯤 들어보셨죠? 이와 관련된 속설이 있어 소개해보려 해요.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 마지막 장면 - 덕수궁 담길에서 사랑 메시지>

이화학당과 배재학당 학생들이 합반으로 수업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게 있었는데, 당시 유교적인 사상이 남아 있던 어른들의 눈에는 그야말로 머리를 망치로 얻어맞는 듯한 충격이었던 모양이에요.

가뜩이나 서양인이 운영하는 학교에 자식을 보내는 게 영 미덥지 않은 학부모들이 학교에 찾아와서 당장 아이를 데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겠다는 등 우스운 해프닝이 제법 존재했다고 합니다.

또한 배재학당 학생과 이화학당 학생이 등교를 하려면 정동 교회가 있는 언덕에서 서로 갈라져야 하는데, 이러한 아쉬운 모습에서부터 덕수궁 돌담길을 함께 걸은 연인들은 헤어진다는 속설이 생겨났다고 하는군요..

(이 속설에 대한 또 다른 이야기는 서울 시립미술관 자리에 위치했던 구 대법원과 관련이 있는데, 이혼 소송을 하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간 부부가 서로 헤어져서 나왔다는 데에서 덕수궁 돌담길에 얽힌 속설이 탄생했다고 하기도 해요. 어느 쪽이 더 마음에 드시는지요? ^^)

샌프란시스코의 그 유명한 롬바르드 언덕을 연상케 하는 서울 시립 미술관 입구 부분이에요. 로댕, 샤갈전 등 유명한 전시회가 자주 열려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매우 유명합니다! ^^

서울시립미술관의 파사드 부분은 지극히 현대적인 내부와는 다소 상이합니다. 군데군데 이끼가 낀 듯한 이국적인 건물의 정체가 사람드르이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파사드의 정체는 바로 일제시대 구 대법원의 흔적이랍니다.

서울시립박물관은 신축을 하면서 '구 대법원청사' 의 상징성을 잘 표현하면서 현대적인 모습을 살리고자 하였는데, 그러한 시도는 매우 성공적이라고 평가 받고 있지요.

또한 정동극장 주변에는 이렇게 아기자기하고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 카페들도 즐비하답니다!! ^^

자, 짧은 데이트였지만 어떠셨나요? ^-^ 갑작스레 개발된 지역의 잘 조성된 거리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정동만의 향기는 바로 오랜 역사와 그에 얽힌 이야기들을 오롯이 담고 있는 그릇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조선 시대 건국과 거의 동시에 존재하였으며 임진왜란의 행궁으로 사용되던 시절을 거쳐 개화기서양 문물과 근대식 교육의 요람이자 정치, 외교의 중심지로 조선 왕조의 역사와 그 맥을 같이하였고 1970~80년대의 낭만까지 간직하고 있는 정동, 다음 주말 산책 코스로 손색이 없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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