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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톡

내가 찾던 정보가 나를 따라다니는 이유, '필터 버블' 효과

by IBK.Bank.Official 2020. 9. 28.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알고리즘, '필터 버블'을 아시나요?

찾고 있는 상품 혹은 사람, 콘텐츠 등을 검색하고 난 뒤, 포털 사이트는 물론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SNS 등 어떤 활동을 하더라도 내가 검색한 키워드와 관련된 추천 영상이나 배너 광고가 온종일 따라다니는 경험을 해본 적 있으신가요? 아니, 깨닫고 있으신가요?

분명 신기하고 또 편리하기도 하지만 가끔 묘한 거부감이 들게 만드는 알고리즘의 결과물, 바로 ‘필터 버블’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오늘은 우리의 취향을 ‘알아서’ 저격하고 있는 필터 버블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이름은 낯설지만 매일 경험하고 있는 '필터 버블'

‘필터 버블(Filer Bobble)’이라는 단어 자체가 낯설고 생소해서 나와 상관없는 IT용어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으실 텐데요. 필터 버블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이용자의 취향과 성향을 추측해서 선호할 만한 정보만을 골라 제공하는 방식을 뜻하는 말이며, 이는 인터넷을 사용하는 모든 이들이 경험하고 또 경험할 수밖에 없는 현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대와 성별을 불문하고 인터넷을 수시로 사용하는 분이라면 누구나, 필터 버블을 깨닫지 못했을지라도 경험하지 않은 이는 없다고 여겨도 무방할 것입니다. 

필터 버블이라는 용어는 미국 진보운동 단체인 ‘무브온(Move On)’의 이사장 엘리 프레이저가 2011년 발표한 저서 <생각 조종자들>에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여과된 정보에 거품처럼 갇히는 현상’에 대해 ‘필터 버블’이라 처음 명명했으며, 그 후 필터 버블은 수많은 논란과 염려에 둘러싸인 채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필터 버블을 만드는 '알고리즘', 그것이 알고 싶다

무엇을 검색하든, 그것과 관련한 검색 결과가 지속적으로 노출되게 되는 필터 버블. 이 현상은 각 사이트의 알고리즘에 의해 생성되고 또 더욱 세분화되는 데요. 그렇다면 이 알고리즘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우선 알고리즘은 인간이 아닌 슈퍼컴퓨터가 스스로 분석하고 설계하는 방식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정확한 논리를 설명하고 증명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다만 일정한 규칙에 의해 나누어진 필터로 이용자의 호불호를 분석하고, 그런 식으로 걸러진 정보를 이용자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에게 노출한 후, 다시 그들이 선호하는 것 위주로 이용자에게 보여주는 것이 필터 버블 알고리즘의 기본적인 원리로 알려져 있습니다. 때문에 당신이 무심코 검색하고 클릭하는 모든 것이 당신에 대한 정보가 되고, 그렇게 알고리즘이 당신의 취향을 점점 더 정교하게 파악해내는 것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정보를 얻거나 정보에 갇히거나?! '필터 버블'에 대한 끝없는 논란

필터 버블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우려의 목소리는 처음 ‘필터 버블’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그야말로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 필요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도 있지만, 그 편의에 비해 감수해야 하는 부작용이 너무 크다는 것입니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문제는 필터 버블로 인해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는 행위를 덜 하게 됨으로써 판단력이 흐려질 수 있다는 의견과 선호하는 것만 노출하는 알고리즘 때문에 편협한 정보에 갇힐 수 있다는 염려입니다. 필터 버블에 의해 모두가 개인 맞춤형 정보만을 보고 듣고 소비하게 되면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확증편향에 쉽게 빠질 수 있다는 것인데요. 

한편 일각에서는 이런 논란이 필터 버블에 대한 ‘다소 과장된 우려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옵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19년 유튜브 알고리즘의 효과를 분석해 만든 연구서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과 저널리즘>에서 유튜브 이용자들이 알고리즘에 유의미한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연구를 발표한 것입니다.

유튜브 이용자 99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신뢰도 조사에서 절반이 넘는 58.4%의 응답자가 중립적인 태도를 취했으며, 유튜브의 알고리즘 추천 영상을 시청한다는 응답은 15.4%에 그쳤다고 하는데요. 특히 알고리즘의 정확성을 신뢰하는 답이 5.7%에 불과했기에 연구팀은 이 연구를 통해 “알고리즘 기반 추천으로 인해 이용자의 정보 접근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나 실제 이용자들은 스스로 영상을 선택하는 방식을 더 선호한다고 답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합니다. 

필터 버블은 그 알고리즘을 확실하게 증명할 데이터가 공개될 수 없기 때문에 그 현상의 명암 또한 명확하게 밝혀낼 수 없다고 합니다. 때문에 이 문제는 결국 정보를 취하는 이용자의 선택과 방식에 맡길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정보의 바다에서 길을 잃지도, 정보의 새장에 갇히고 싶지도 않다면, 당장 눈앞에 놓인 정보가 아닌 진짜 자신이 원하는 정보에 대해 고민하고 판단하는 습관과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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