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셰프 코리아'가 완벽한 이유

'마스터셰프코리아'가 완벽한 이유

Seize the Day! 잘 살고 잘 먹는 게 화두인 요즘. 저도 요리 프로그램을 열심히 보면서 맛있어 보이는 레시피를 따라 하는 게 취미랍니다. 제가 열심히 보는 프로그램 중에 '마스터셰프' 코리아'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이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올리브'라는 채널을 틀어놓으면 하루 중일 맛있는 요리 레시피를 볼 수 있죠. 하루는 끝까지 열중해서 보고 있는데 까만 바탕화면에 이런 장면이 나왔습니다. 

'Franc Roddam이 만든 포맷을 바탕으로 제작?" 궁금한 것은 잘 못 참는 성격이라 바로 확인 들어갑니다. 

사전에서의 정의는 이렇습니다. '포맷(FORMAT-방송용어) - 콘텐츠의 특징을 나타내는 프로그램의 골객' (음..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한 번 열심히 공부해 봤습니다. 오늘의 블로그 주인공은 바로 이 '포맷'으로 가죠!! ^^

1. 요즘 방송가엔...

외국에서 본듯한 프로그램이 우리나라 버전으로 방영되는 경우가 많죠?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 댄싱 위드 더 스타, 순위 정하는 여자 등) 예전에는 방송 3~4사가 주요 채널이었으나, 케이블 TV, 인터넷 TV 등 시청자들의 선택권이 늘면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해외에서 시청률이 검증된 프로그램을 수입해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게 트렌드가 되었답니다.

책 한 권으로 정리한 TV 프로그램을 누가 쉽게 가로채겠어? - 포맷의 탄생 배경

세상의 모든 스토리는 몇 개의 패턴으로 정리된다는 말이 있듯이 방송 프로그램들 또한 사람이 만드는 스토리인지라 세계의 여러 개의 방송사에서 만드는 프로그램들이 비슷한 경우가 꽤 있답니다. 다른 분야의 저작권은 법으로 보호되지만, 방송 분야의 저작권은 아직 법의 손길이 미치는 분야는 아니어서 방송제작사들 간의 모방에 대한 위험은 많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프로그램의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정당하게 라이센스 비용을 받고 잘 판매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 시 참고사항을 '포맷 바이블(또는 포맷)'로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2. 포맷은 방송의 레시피~

레시피에는 음식 만드는 방법이 나와있는 것처럼 포맷바이블에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나와 있답니다. 

 요 리 명 : [마스터셰프]

 요리주제 : 요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 경쟁하는 프로그램

 요리 재료 : 예선-본선진출-결선 구조, 심사위원은 2~3명, 본선 진출자는 15명 내외, 2층으로 이뤄진 세트 제작 필수,

                 신선한 식재료와 다채로운 요리기구 구비한 공간

어때요? 진짜 레시피 같죠? 이대로하면 여러분도 마스터셰프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답니다. 마스터셰프 같은 경우 포맷이 드러나는 깨알같은 세트와 소품이 많은데요, 몇 가지만 살펴 볼까요?

1) '마스터셰프' 로고

전기 그릴 같이 생겼어도 절대 바꾸면 안되죠! 트레이드 마크니까요.

2) 미스터리 박스 등의 소품 및 세트

스테인레스 재질의 럭셔리한 요리공간, 요리사가 돋보이는 오렌지 빛 조명, 미션 식재료 공개 시에 사용되는, 열기 전까지 안에 뭐가 들었는지 절대 알 수 없는 나무 향기 가득한 '미스테리 박스' 등 '마스터셰프'가 돋보이기 위한 소품과 세트가 가득합니다. 

3) '마스터셰프' 시계

참가자들이 5번 이상은 보는 시계, 포맷바이블에 나오는 시계 제작 설명서를 보고 만들어야 해요. 실제로 중국 마스터셰프 제작진들은 이 시계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 부족해서 우리나라 방송이 끝나면 바로 사겠다는 제의를 했다고 하네요~

이렇게 언급한 특징 외에도 카메라 워크, 조명, 편집기법 등 전세계의 '마스터셰프' 프로그램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특징은 참 많습니다. 

3. 바꾸겠어! VS 바꾸지마! - 포맷의 현지화

물론 외국에서 들여온 프로그램의 포맷을 현지화 하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포맷에 따라 서는 바꾸지 못하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바꾸지 말라'는 원제작사와 '바꾸겠다'는 현지 제작사 간에 기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데요.

'마스터셰프 코리아'에서도 바꿨습니다. 아메리카 버전의 독설 심사위원 고든램지의 경우 입에 담기 힘든 말들을 참가자에게 쏟아 부었지만, 우리의 강레오 심사위원은 음식에 대한 기본 원칙을 바탕으로 평가하는 원칙주의자로 유명해졌죠. 정을 중요 시 하는 우리나라 정서에 맞게 참가자를 존중하는 훈훈한 모습과 음식 자체의 평가에 집중한다는 철학을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만약 고든램지 같은 진행자의 프로그램이 한국에서 방영되었다면 이슈는 될 수 있었겠지만 저는 불편해서 안봤을 것 같아요.

4. 너도 가수냐??? 역시 한류 - 국산 포맷의 수출을 향해

요새 해외의 포맷을 기반으로 제작된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능가하는 국산 프로그램이 늘어나자 이 프로그램들의 포맷화와 수출화에 대한 움직임이 본격화 되고 있습니다. 드라마 분야의 수출은 과거부터 계속 있어왔지만 최근에는 오디션 프로그램과 리얼리티쇼 등의 방송 프로그램 분야에서 그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우리 결혼했어요'의 경우에도 2011년 수출되어 현재 터키에서 현지 상황에 맞게 제작이 되었고 얼마 전에는 '나는 가수다'가 수출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죠! 

5. 한국콘텐츠진흥원 정경미 차장님 인터뷰

이런 움직임에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지원사업을 하고 있는 기관이 바로 '한국콘텐츠진흥원'입니다. 성화에 힘입어 전략콘텐츠본부에서 포맷산업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정경미차장님을 어렵게~ 아주 어렵게(강조하고 싶었어요!^^) 만나보았습니다.

질문1.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 드려요

네, 저는 정경미라고 하구요.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방송프로그램 포맷 제작지원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방송프로그램제작지원과 해외수출지원 부분을 계속 맡고 있었습니다. 

질문2. 포맷산업 육성을 위해 사업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포맷제작지원이라고 불리는 사업의 세부내용은 신규프로그램 포맷 개발,기존 프로그램의 포맷 바이블 제작, 포맷 인력육성 사업이 포함 되어있습니다. 부연설명하자면, 신규포맷개발지원 단계에서는 포맷형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국내 현실을 반영하여 포맷비즈니스에 대한 교육 후에, 국내 멘토링, 해외 멘토링 단계를 밟은 기업 대상으로 개발에 대한 지원이 들어갑니다. 

(통상적인 제작비 지원 사업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네, 보통은 기획서 이후 바로 지원이 들어가는데, 그 사이에 교육 이라는 형식의 멘토링 들어가서 더 좋은 포맷을 만들도록 독려하고, 제작 인력에 대한 교육도 합니다. 포맷에 대한 교육부분을 더 소개하자면, 멘토링 외에도 해외의 전문가를 불러와서, 국내에서 제작 워크샵 및 만들고 있는 제작 프로그램에 대한 컨설팅도합니다.

질문3. 국내 포맷(특히 쇼프로그램)의 제작과 수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우리나라 콘텐츠의 경쟁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생각합니다. 담당자라서 하는 얘기는 아니고요 (웃음) 우리가 알고 있는 포맷이라 하면, ‘GOT TALENT’같은 큼직큼직한 포맷이 많은데, 실제로 성공을 담보하는 이렇게 큰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도 있지만, 잘 만든 프로그램을 구매하고자 하는 수요도 많거든요. 근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런 포맷을 잘 만드는 편이랍니다. 

포맷시장을 잘 모르기 때문이지, 포맷시장에 좀 더 들어가서 만들어보고, 해외 세일즈 하시는 분들이 포맷에 관심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진입한다면, 드라마 세대에 다음세대에 대한 한류로, 포맷에 대한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경쟁력이 없는 부분에 왜 나라에서도 지원하겠어요.

질문4. 혹시 최근에 수출된 국산 콘텐츠 포맷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포맷수출이 시간이 오래 걸려요. 계약서에 최종적으로 싸인 하고, 제작되고 하는데 2년은 걸리더라고요. ‘도전골든벨’, ‘우리 결혼했어요’가 그래도 최근에 수출되고 제작까지 들어간 작품들입니다. 이 작품들은 포맷의 초기단계였고, 올 봄에 ‘MIP TV’에 가서 한국 프로그램 10개 설명회를 진행했고, 현지에서 관심이 많았습니다. 현재 협상진행중인 건과 계약이 임박한 건들이 많습니다.

질문5. 마지막으로 포맷산업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들에게 조언과 격려의 말씀 부탁 드립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부분 중에서 특히 드라마나 K-POP이 많이 뜨는데, 포맷도 당장은 돈이 안되도, (드라마 시장은 넘진 못하겠지만) 앞으로 크게 될 시장이랍니다. 어느 부분에서나 니치 마켓을 찾아야 한다고 하잖아요, 현재는 포맷이 니치시장이지만 앞으로는 메인 스트림에 들어갈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의라는 게 드라마 대본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거든요. 굉장히 가능성 있는 시장이고 방송사나 제작사들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시장입니다. 내가 갖고 있는 아이디어인데 죽이고 있는 게 없는지 계속 고민하셨으면 해요.

# 샹송이 흐르는 칸느로 오세요 - 세계적인 포맷 시장

매년 세계 여러 곳에서는 포맷 마켓이 열립니다. 이곳에서는 구매자와 판매자가 만나서 포맷 라이센스 비용을 내고 포맷바이블을 거래할 수 있죠. 대표적인 포맷 마켓은 프랑스 칸느의 MIP TV, MIP COM, 화려한 라스베이거스의 NATPE, 영국 에든버러 국제 TV 페스티벌 등이 있습니다. 생각만해도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나요? 

김민혜 계장 문화콘텐츠사업팀   IBK기업은행에서 우리나라 신성장동력인 문화콘텐츠 산업을 위한 금융 서비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문화콘텐츠를 너무너무 사랑하고, 궁금한 건 못참는 성격!   문화콘텐츠 관련해서 궁금한 점 있으시면 물어보세요~   열심히 공부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