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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정보톡

황금, 그 아찔하고 유혹적인 단어의 경제학

by IBK.Bank.Official 2011. 3. 29.

 

여러분들은 '황금'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나요?

'금' 이라는 단어는 언제나 우리를 흥분시키고 짜릿하게 만드는 마력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그 단어 자체가 부(富)의 상징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사람들은 '금'에 대한 일종의 판타지를 갖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죠.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금은 과거, 인류가 탄생하고 고대 문명이 처음으로 꽃피우던 시대부터 아름다움을 대표하던 금속이였고, 그 희소가치를 인정받아 몹시 중요하게 생각된 금속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그러한 가치 때문에 그 자체가 화폐(금화)로 통용되던 시절도 있었죠.

때문에 '금'은 온갖 인간의 영욕의 세월과 탐욕을 대변하는 단어로 쓰이기도 합니다.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이 '금' 때문에 죽어갔으며, 전쟁의 원인이 되기도 했고, 오늘날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게 된 단초를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는 항해를 떠나기전 기록했던 일기장에는 이렇게 씌여 있었다고 합니다. '하느님 아버지, 그 전지전능하신 손길로 제가 황금을 발견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십시요.'

출처 : 국민일보

현대에 이르러서 금은 또 하나의 의미로 쓰이고 있죠. 그것은 바로 '재테크 상품'입니다.
언론에서는 매일같이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며, 금값이 정말 '금값'이 됐다고 호들갑을 떨고 있고, 이제는 금도 모자라 은값도 가파르게 그 가격이 치솟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상 금값은 인류 역사상 그 가치가 떨어진적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시 말하자면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건 어떻게 보자면 그다지 새로운 일은 아니라는 것이죠. 그렇다면, 왜 금값은 계속해서 오를 수 밖에 없는 것일까요?

위의 그래프들을 보시면, 세계적인 경제 위기 때마다 금값이 크게 상승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1970년대의 두 차례 석유 파동때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그리고 이번 일본의 지진과 리비아 사태로 인해 최근 들어서도 금값은 큰 폭을 상승하고 있죠. 

이렇듯 금값이 특정 경제 이슈가 있을때마다 큰 폭으로 상승하는 이유를 결론부터 먼저 말씀드리면, '금'은 그 가치가 왠만해서는 변하지 않는 '안전자산'이기 때문입니다.  


흔히 우리들이 '재테크'라고 부르는 것들은 '신용'을 담보로 거래되고 있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예금, 증권, 집 등등 이러한 모든 것들은 상황에 따라서 그 가치는 변하기 마련이죠. 쉬운 예를 들자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돈'은 국제 정세에 따라 환율이 변함으로 인해 그 가치가 변하게 됩니다.

돈의 가치에는 많은 변수가 있겠지만, 단적으로 설명을 드리면 같은 돈이라도 환율이 오르거나 내림에 따라 우리들이 살 수 있는 물건의 양은 변할 수 있습니다.

만약 우리나라의 돈, 즉 원화의 환율이 떨어지게 되면(가치가 올라가게 되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구매하는 석유의 양이 변하게 되고, 석유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의 가격은 당연히 떨어지게 되겠죠. 그렇다면 우리는 같은 돈으로 물건을 1개 구입할 때, 물건을 2개 구매 할 수 있게 될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성립하게 되죠.


하지만, 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 가치가 무척이나 안정적이죠. 

사실, 땅속에 묻혀있는 자원들은 가치가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수요는 날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죠. 물론, 금도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하지만, 다른 자원들과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금'은 다른 자원들이 대체를 하지 못하는 금속이라는 사실인데요.

다른 자원의 경우, 대체재를 구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합니다. 예를 들면, 에너지 원료의 변천사가 [나무 → 석탄 → 석유] 인 것처럼 말이죠. 석유도 마찬가지로 현 시대에서 무척이나 중요한 자원이지만, 만약 대체 에너지 기술 혹은 대체 에너지 자원들이 충분히 경제적 가치를 보이게 된다면 그 가격은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렇듯, 금은 안전자산으로서의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각 나라의 정부에서는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여 금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위의 이미지를 보시면 알 수 있겠지만 이미 세계 각국은 상당량의 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이유를 말씀드리자면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를 계기로 세계 경제는 달러 기축 통화와 파생 금융을 동반한 화폐 신용 창조=버블경제 확산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고, 그로인해 가치가 안정적인  '금'을 본격적으로 선호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국가 차원의 금 보유는 국고 안전성과 언제 어떻게 불어닥칠지 모르는 세계 경제의 리스크 회피를 위해서 무척이나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금 보유량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작년 9월 말, 세계 금 위원회(WGC)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금 보유량은 14.4톤 으로서 외환보유액 대비 약 0.2% 차지하고 있는데요. 원화가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 역시 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지 못하는 현실이 어느 정도 작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죠.

반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금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는 외환보유액 대비 약 72.1%를 차지하고 있어, 세계 경제에서 달러의 시대가 저물어 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중요성과 가치는 여전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과 상대적으로 대비되어 보입니다. (물론, 단순히 금 보유량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글의 초반에 말씀드렸다시피, 금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누구나 갖기를 희망하는 자원이자 금속이며 경제적으로도 무척이나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럼, 이러한 영광은 언제까지 갈 수 있을까요?  비록 그에 대한 해답은 알 수 없지만,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사실은 인류가 당분간 그 반짝반짝 빛나는 노란색 물질의 매력에서 헤어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사실이 아닐까 싶네요. 
 

참고 : KBS 스페셜 '황금, 세계 경제를 비추다.' , 히스토리채널 황금문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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