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금융정보톡

[쉽게 풀어쓴 경제 이야기] 원화, 살아있네~!

by IBK.Bank.Official 2013. 9. 26.

쉽게 풀어쓴 경제 이야기

원화, 살아있네~!

 

원화 강세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해보겠습니다. 지난 8월, 달러 강세가 될수록 수익률이 높아지는 펀드에 가입했습니다. 당시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美 출구전략이 진행되면 당연히 달러가 강세가 될 테니 좋은 선택이라고 했습니다. 가입하고 싶다며, 무슨 펀드인지 물어보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 이 펀드의 수익률은 ‘마이너스’입니다. 그만큼 원화의 강세는 전문가들조차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이례적인 현상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우선 원화가 얼마나 강세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그림부터 확인해 보겠습니다. 아래 그림은 美 출구전략 이야기가 처음으로 나왔던 5/22일 이후 주요국들의 환율 변동 추이를 보여줍니다.

 

첫 충격 때는 원화도 비슷하게 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8월 인도네시아와 인도에 외환위기가 터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 2차 충격 때부터 원화는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인도, 브라질, 남아공 등의 나라 통화는 추가적인 약세를 보였지만, 한국의 원화는 오히려 유일하게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는지를 4가지 사실들을 설명하는 것을 통해 정리해보겠습니다.

 

 

 

원화가 얼마나 강세를 보였을까

앞서 언급한 대로 美 출구전략 이야기가 나오면서 신흥국 주요 통화들은 대부분 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그런데, 원화는 오히려 2.4% 강세를 보여주었습니다. 같은 기간 동안 인도의 루피는 17.6%, 인도네시아의 루피아는 14.2% 약세를 보인 것과는 상반되는 놀라운 현상입니다.

 

깨지기 쉬운 나라라는 의미를 가진 용어 F5

美 출구전략이 시작되고 진행되는 동안 풀린 달러 유동성은 축소될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먼저 가장 위험한 나라가 어디인지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위험한 나라 순서대로 5개 국가 Fragile, 즉 깨지기 쉬운 나라라는 의미로 F5(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터키, 남아공)라고 부르기 시작했는데, 아마도 앞으로 당분간 이 나라에 대한 투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에서 해외 언론에서 만들어 낸 말인 것 같습니다. 어쨌든 앞서 보여드린 그림에서처럼 F5 국가들의 환율과 주가는 실제로 최근에 크게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위기 국가의 경상수지 증가 폭에 주목

원화 강세 이야기를 하면서 갑자기 F4도 아니고, F5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올 초 금융시장을 기억해보면, 주식을 운용하고 많은 투자자들이 패배주의에 빠져 있었습니다. 해외투자자들을 만나보면, 모두 일본에만 관심이 있을 뿐 한국을 전혀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단적인 예로 우리나라의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도 주가는 연일 하락하였고, 현대차도 상반기 내내 日 엔저 때문에 안 된다는 패배주의에 빠져 있었죠. 이처럼 외국인들은 한국 시장에 대해서 전혀 관심조차 없었습니다.

 

그런데! F5들이 부각되면서 이 나라들이 위기의 국가로 지목된 이유가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경상수지와 외환보유고입니다. 즉, 가진 돈($)은 없는데(외환보유고 부족) 돈($)도 못 버니(경상수지 적자) 앞으로 달러 회수기간에 참 힘들어지겠구나 싶었던 것이죠.

 

반면, 우리나라는 전통적인 경상수지 흑자 국가입니다. 최근에도 18개월 연속으로 흑자를 낼 정도입니다. 그래서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경상수지 흑자 자체는 관심조차 얻기 힘들 정도로 너무 당연한 일이 되었죠. 하지만, 외국인들이 주목하는 것은 아마도 “경상수지 증가 폭”인 것 같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확인하실 수 있는 것처럼 올해는 유동 경상수지 흑자 폭이 매우 큽니다. 그렇다 보니, 쌓이는 달러도 늘어날 수밖에 없어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는 단기외채 대비 2.7배 수준으로 타 국가들에 비해서 월등히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7월까지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는 365억 불입니다. 작년 7월 기준으로 198억 불, 작년 한 해 흑자 규모가 431억 불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실로 엄청난 속도입니다.

 

 

이쯤 되니, 외국인들이 한국 시장을 안 볼 수 없겠죠. 그 결과가 아래 그림입니다. 외국인들은 상반기 동안 총 10조 원에 가까운 韓주식을 팔아치웠지만, 하반기부터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주식을 사기 시작하더니 최근 2달 동안 거의 5조 원에 가까운 주식을 샀습니다. 예상치 못한 외국인들의 주식 매수 때문에 주가는 빠르게 2,000Pt에 근접했고, 좀처럼 깨지기 어려울 것으로 봤던 환율도 1,100원이 깨지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결론적으로 “韓 증시에 관심이 전혀 없었던 외국인들이 F5가 문제가 되는 이유(경상수지, 외환보유고)가 부각되자 韓 시장을 다시 보기 시작했고,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어서 원화는 아주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원화에 대한 전망을 제가 개인적으로 가입한 펀드에 대한 이야기로 대신하겠습니다. 저는 달러 강세 펀드에 美 출구전략 시기(약 3~5년 정도 소요될 전망) 동안 적립식으로 꾸준히 투자할 생각으로 가입했습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다만, 앞으로도 꾸준히 이 펀드에 투자하는 규모는 조금 줄이고, 기대수익률도 많이 낮출 생각입니다. 이유는 사실 우리나라의 펀더멘탈(Fundamental,경제기초) 에 대한 믿음보다는 과거 금융 위기 때처럼 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원화가 약세로 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제 우리나라의 펀더멘털이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좋다는 것을 외국인들이 말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시작될 美 출구전략 시대에는 달러는 서서히 강세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출구전략은 앞으로 3년에서 길게는 5년까지 진행되는 큰 흐름이기 때문에 달러 강세는 앞으로도 대세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다만, 원화는 과거처럼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리 경제 체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좋기 때문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