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 금리를 또 한 번 인상했습니다. 그런데 기준 금리가 올랐음에도 예금 금리는 하락하고 있습니다. 덩달아 대출 금리도 낮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준 금리가 오르면 다른 금리도 올라야 하는데 어떻게 된 걸까요? 오늘은 IBK기업은행과 함께 국내 금리 현황과 그 원인에 대해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고공행진 중인 기준 금리
기준 금리란 한국은행이 일반은행과 돈을 거래할 때 적용되는 금리를 말합니다. 기준 금리가 오르면 일반은행은 높아진 이자 부담을 만회하기 위해, 일반 시민이나 기업에 돈을 빌려줄 때도 높은 금리를 적용하게 됩니다. 따라서 기준 금리는 우리 일상생활까지 큰 영향을 주는 경제 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기준 금리가 고공 상승을 시작한 것은 작년입니다. 22년 10월, 10년 만에 3%가 된 것을 시작으로 이후에도 23년 1월 3.5%까지 인상된 바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이렇게 높은 금리를 제시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물가 상승률 때문입니다. 물가 상승이란 ‘물건’의 가치는 오르는데 ‘돈’의 가치는 낮아지는 현상입니다. 한국을 비롯한 많은 복지 국가는 코로나19로 인해 나빠진 경기를 회복하기 위해 시중에 현금을 많이 풀었습니다. 이에 따라 돈의 가치가 낮아지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교역에 지장이 생기면서 물건의 가치가 높아지는 상황이 가중되었습니다. 그래서 예상보다 더 폭발적인 물가 상승률이 나타나게 된 것입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2022년 8월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2020년까지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있던 물가상승률이 2022년 들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또한 달러 강세로 인한 환율 상승(=원화의 가치 하락), 2023년 최저 임금의 상승(=물건의 가치 상승)이 겹치면서 한국은행은 계속 기준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기준 금리가 오르면 왜 물가는 하락할까?
기준 금리를 올리는 것이 왜 물가 하락으로 이어질까요? 일반적으로 금리를 올리면 원-달러 환율이 더욱 낮아져 한국의 수출 경쟁력이 약해집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수입에는 유리하므로 물가 하락에 도움이 됩니다. 물론 기준 금리를 올리면 당장은 이자 부담이 커지고 경제 성장이 느려지는 등 부작용이 뒤따릅니다. 하지만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면 장기적으로 더 큰 부작용이 생기기 때문에, 이런 결과를 기준 금리로 막고자 하는 것입니다. 더 큰 부작용이란 경제 둔화의 악순환에 빠지는 것을 말합니다. 높은 물가가 지속될 경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서 투자를 꺼리게 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기업이 투자금을 유치하지 못하면 직원을 줄이게 될 확률이 크고, 그러면 근로자는 소비를 줄이게 됩니다. 근로자가 소비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 매출이 줄고, 결국 기업과 근로자가 동시에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기준 금리는 오르는데
예금 금리는 낮아지는 이유
앞서 살펴본 기준 금리의 운영 방식에 따르면, 기준 금리가 오를 때 예금 금리(=일반 은행 금리)도 당연히 올라야 합니다. 실제로 22년 4분기에 일반은행 예금 금리가 연 6%에 육박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23년 1월을 기준으로,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가 아직 떨어지지 않았음에도 예금 금리는 3%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런 현상이 일어난 이유는 무엇일까요? 크게 두 가지 원인을 꼽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금리란 한국은행에서 관리하는 기준 금리 외에, 시장 상황을 통해 결정되는 금리를 말합니다. 이 시장금리는 기준금리보다 빨리 시장 변화를 반영합니다. 따라서 기준 금리는 여전히 높음에도 예금 금리가 낮아진 것은 기준금리에 아직 반영되지 않은 시장 상황이 시장 금리에 먼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이 근래 시장 상황은 어떨까요? 현재 시장에서는 기준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 경기 부진의 가능성이 커지면서 물가 상승이 억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기준 금리가 떨어지면 시장 금리도 낮아질 것이고, 물가 상승률이 억제되는 것도 같은 파급 효과를 불러올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반영되면서 시장금리가 한 발 더 빨리 낮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위에서 설명해 드린 시장금리의 하락과 더불어, 여론 및 금융당국의 압박도 대출 및 예금 금리가 떨어지는 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인해 대출 금리 또한 급격하게 상승하게 되었습니다. 자가 마련을 위해 대출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요즘, 이런 대출 금리 상승에 따라 가계 부담도 크게 늘었습니다. 사업을 위해 대출을 받으셨던 소상공인, 중소기업에도 금리 상승은 큰 타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이런 금리 부담 완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고, 금리 또한 조절하게 된 것입니다.
덩달아 떨어지고 있는 대출 금리
이런 일반은행의 금리는 ‘시장금리’라고도 부릅니다. 이 시장금리 하락은 자연스럽게 대출 금리에도 반영됩니다.다만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리는 편입니다.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 보면 시장 금리가 대출금리에 차츰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주요 은행권의 신용대출 금리 평균치는 22년 12월에 4.758%를 기록했다가 현재 1% 가까이 떨어졌으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7%에서 4.131%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기존 대출자 입장에서는 이런 금리 인하를 체감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기존 차주에게는 가격 인하 조치가 적용되지 않는데다 금리 인하를 위해 각종 우대 조건을 맞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금융 당국도 주택담보대출자를 대상으로 안심전환대출, 특례보금자리론 등의 지원 정책을 내놓았지만, 국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세대출에 대한 대안은 이에 비해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결국 대출 금리 인하 혜택을 누리는 대출자는 생각보다 훨씬 적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다만 정부는 물론 은행권에서도 금리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국민이 많다는 점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2023년 ‘금융시장 불안 요인 선제 대응’과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 애로 완화’를 주요 정책 과제로 내세웠으며 최저 신용자에 대한 특례 보증상품도 2배 수준으로 확대한 바 있습니다. 이런 정책 행보에 따라 시중 은행도 어려운 상황에 놓인 대출자를 위한 금융지원 및 서비스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IBK 기업은행과 함께 ‘금리’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기준금리, 시장금리 등. 금리 관련 화제는 어려워 보이지만 사실 내 일상생활에 밀접하게 연관된 개념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IBK 기업은행과 함께 ‘경제 키워드'를 알아보며 내 자산을 똑똑하고 안전하게 지키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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