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와 페이에게 자리 뺏긴 현금, ‘현금 없는 사회’ 준비되셨나요?
현금을 내고 잔돈을 거슬러 받는 일이 일상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요즘. 어쩌면 머지않아 지폐와 동전을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현금 없는 사회’에 대한 논의와 추진은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국가에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2014년 이스라엘이 세계 최초로 ‘현금 없는 국가 추진위원회’를 설립했고 덴마크는 2018년 이후 동전과 지폐를 더 이상 제작하지 않기로 선언했으며 싱가포르 역시 올해 2020년부터 대중교통 이용 시 현금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시켰습니다.
현금을 사용할 일이 없는 ‘캐시리스’ 사회라니, 아예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은데요. 오늘 IBK기업은행에서는 현금 없는 사회를 선도하고 또 대비하는 국내외 ‘캐시리스’ 관련 이슈들을 살펴보겠습니다.
현금은 왜 외면 받을까, 전 세계가 ‘현금 없는 사회’를 꿈꾸는 이유
누군가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혹은 막연히 예상했지만 이렇게 성큼 다가올 줄 몰랐던 ‘현금 없는 사회’. 여러 국가들이 현금 결제의 비중을 줄이고 카드 사용 혹은 디지털 결제로의 전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요. 그 방안과 전략을 살펴보기 앞서 왜 국가와 사회가 현금을 점점 밀어내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현금이 아닌 디지털 결제가 일반화되면 돈의 흐름과 정보가 명확해지기 때문에 비리로 인한 돈세탁이 어려워지며, 조세 처리도 더욱 정확하고 간편하게 됩니다. 또한 도난이나 분실에 대한 위험성이 낮고 지폐와 동전을 제작하기 위한 자원 낭비도 막을 수 있다는 점도 ‘현금 없는 사회’의 이점이 될 수 있습니다.
대신 개인의 금융 거래 내역에 대한 사생활을 정부와 기관이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악의적으로 사용될 리스크가 있고 모바일 앱, 디지털 결제 등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와 계층에서는 불리하게 작용된다는 숙제가 남아있습니다.
비(非) 대면 결제 확산, 동전부터 퇴출시키고 있는 우리나라
한국은행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현금 결제의 비중은 2014년 37.7%에서 2018년 19.8%로 급감했으며, 개인이 지갑에 보유하는 현금 평균 역시 2017년 8만원에서 2019년 5만 3000원으로 크게 감소했다고 합니다. 이렇듯 이미 현금 없는 사회는 어느 정도 예고되어 있었는데요.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결제가 일상화되면서 ‘캐시리스’ 사회로의 진입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현금 없는 사회로 가는 중간 단계로 2020년 올해까지 ‘동전 없는 사회 시범 사업’을 추진하며, 편의점에서 물건을 현금으로 구입할 경우 거스름돈을 개인의 은행 계좌로 받는 서비스를 시행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서비스는 8월 27일부터 ‘모바일 현금카드’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으며, 편의점 ‘미니스톱’을 시작으로 대형마트, 백화점 등으로 가맹점 범위 역시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이렇게 서서히 변해가는 결제 시스템에 소외되는 이가 없도록 추가 방안 또한 마련 중이라고 합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는 일본의 JPQR 결제코드
일본 JPQR 웹사이트 화면(https://jpqr-start.jp/)
국제결제은행(BIS)이 발표한 2018년 현금 유통 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현금 유통 비율은 21%로 미국(8%)과 우리나라(6%)에 비해 상당히 높은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현금 사용이 절대적 우위에 있는 일본 역시 젊은 층을 중심으로 결제 문화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요. 지난 7월 14일부터 일본 모바일 결제 통합 QR코드 ‘JPQR’을 보급하고 있으며 동네 곳곳에 마련된 지역 유료 주차장 중 ‘스마트폰’으로만 결제할 수 있는 주자창이 늘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카지노 시스템 현대화’를 위한 미국 라스베이거스 ‘캐시리스’ 바람
현금 결제 없는 쇼핑이나 외식을 넘어 이제 미국에서 ‘현금 없는 도박’의 시대가 열리게 됐습니다. 지난 6월, 미국 네바다주의 ‘네바다 게이밍 위원회’는 코로나19의 감염과 확산을 계기로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도 ‘전자 결제’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요. 개인 간의 접촉을 확연히 줄일 수 있고 돈세탁 관련 암거래를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과연 익명성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카지노 이용자들이 이런 결제 방식을 수용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라고 합니다.
앞으로 현금이 사라진 시대가 오면 우리의 일상이 다시 어떻게 변할지, 정말 현금이 사라지는 세상이 올지 아직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어떤 신세계가 열리더라도 그 변화로 인해 소외되는 이들이 더 불리하거나 불행해지는 일이 없도록 애정 어린 배려와 대책 또한 준비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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