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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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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MART_IBK 2013.01.0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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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돌아보며 되묻게 되는 질문 한 가지,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


<출처 : http://www.flickr.com/photos/44124425616@N01/277221852/>


“나는 가난한 탁발승이오. 내가 가진 거라고는 물레와 교도소에서 쓰던 밥그릇과 염소젖 한 깡통, 허름한 담요 여섯 장, 수건 그리고 대단치도 않은 평판, 이것뿐이오.” 


1931년 마하트마 간디가 런던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가던 중 공항 세관원에게 소지품을 보여주며 한 말입니다. ‘내가 가진 것이 곧 나’인 세상에 그가 던진 소리가 제법 씁니다. 사실 소유욕을 자극하는 크고 작은 물건의 유혹을 견뎌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스마트폰만 해도 그렇습니다. 미끈하고 매끄러운 몸체와 형형색색의 아이콘들은 우리의 오감을 통째로 뒤흔들어놓았으니까요. 이 강렬한 유혹에 굴복한 스마트폰 이용자가 전 세계에 10억 명이 넘습니다. 


12월, 나무들은 텅 비어있습니다. 가진 것들을 모두 내려놓은 그들이 마치 소유가 최고인 세상에 X표를 하듯 허공에 또렷한 선을 긋고 있습니다. 문득 책 한 권을 펼쳐 들었습니다.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입니다. 



소유와 존재의 차이 


"소유냐 존재냐" 양자택일은 없습니다. 우리의 생활에서 소유는 지극히 정상적인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존재의 본질이 소유고, 소유하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파트의 평수, 자산이나 연봉의 숫자가 클수록 존재의 가치도 당연히 커진다고 여기는 게 현실입니다. 


에리히 프롬은 이 책에서 소유적 인간과 존재적 인간의 삶의 양식을 대비시킵니. 소유적 인간’은 자기가 가진 것에 의존하는 반면‘존재적 인간’은 자신이 존재하는 것, 자기가 살아 있다는 것, 진실된 용기만 있다면 새로운 무엇이 탄생하는 사실에 자신을 맡긴다는 것입니다. 그에게 지식이란 진실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표면을 뚫고 들어가 비판적이고 능동적으로 진실을 향해 접근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존재 양식으로서의 권위는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는 능력뿐 아니라 자기실현과자기완성을 이룩한 인격을 바탕으로 세워지며, 그런 인물에게서는 권위가 저절로 배어 나옵니다. 



사랑을 소유할 수 있는가


우리는 사랑을 소유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사랑은 사물이거나 실체일 것입니다. 하지만 사랑은 추상적입니다. 존재 양식으로서의 사랑이란 그 대상이 누구건 무엇이든 배려하고 알고자 하며, 몰입하고 그 존재를 입증하고 그를 보며 즐거워하는 모든 것을 내포합니다. 사랑은 소생과 생동감을 증대시키는 과정입니다. 반대로 소유 양식의 사랑이란 사랑하는 대상을 구속하며 지배함을 의미합니다. 


흔히‘사랑에 빠졌다’고들 합니다. 프롬은 이를 부정합니다. 빠졌다는 것은 수동적인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에 따르면 사랑은 생산적이고 능동적인 활동입니다. 구애하는 동안에는 누구나 생기가 넘치고, 매력적이며 아름답기까지 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결혼과 더불어 상황이 급반전합니다. 결혼은 쌍방에 대해 독점할 모든 권리를 부여합니다. 이제부터는 상대의 마음을 사려고 부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랑은 이제 소유하는 무엇, 하나의 재산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권태기의 부부들은 사랑의 부재를 놓고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를 고민합니다. 때론 자신이 속았다는 느낌에 젖기도 합니다. 프롬은 사랑을 소유할 수 있으리라는 잘못된 기대감이 결국 사랑을 정지시켰다고 말합니다. 법정도 말했습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이해가 아니라 상상의 날개에 편승한 찬란한 오해라고. “나는 당신을 죽도록 사랑합니다”라는 말은“나는 당신을 죽도록 오해합니다” 일지도 모른다고.



소유적 삶의 리스크


소유 지향과 이윤 추구로 처방된 세상에서 존재 양식으로서의 삶을 산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프롬은 묻습니다. 만약 소유가 곧 나의 존재라면, 나의 소유물을 잃었을 경우 나는 어떤 존재인지 말입니다


패배하고 좌절한 가엾은 인간에 불과할 것입니다. 소유하고 있는 것이란 잃을 수 있는 것이므로 불안하기 마련입니다. 도둑을 겁내고, 경제적 변동을, 질병을, 혁명을, 죽음을 두려워하며, 그가 또는 그녀가 떠날까봐 노심초사합니다. 닥칠지도 모를 손실에 대해 끊임없는 걱정에 싸여 더 많이 소유하고자 가혹해지고 편협해지고 외로워집니다. 


소유는 사용에 따라서 감소하는 반면 존재는 실천을 통해 증대합니다. 베푸는 것은 상실되지 않으며, 붙잡고 있는 것은 잃기 쉽습니다. 상실의 위험은 소유 안에 항상 내재하며 집착은 괴로운 것입니다. 그것이 사물이든, 사람이든 말입니다.



IBK기업은행 송도테크노지점 이현숙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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