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에 바닐라 빈이 kg당 600달러를 넘어셔며 역대 최고 가격을 경신했었는데요. 전세계 바닐라 빈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아프리카 남동부의 마다가스카르가 올 초 사이클론의 공격을 받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바닐라 빈의 가격이 급작스럽게 폭등세를 보이며 바닐라 품귀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외국에서는 일부 아이스크림 업체들이 가격을 올리거나 바닐라맛 제품의 생산을 중단한다는 발표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물가상승 현상을 ‘애그플레이션’이라고 부르는데요. 오늘은 애그플레이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애그리컬처(Agriculture) + 인플레이션(Inflation)
애그플레이션의 의미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애그플레이션은 농업을 뜻하는 애그리컬처(Agriculture)와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이 합쳐진 신조어입니다. 말이나 옥수수처럼 ‘농업에 의해 생산되는 곡물 가격 인상이 주도하는 물가 상승’을 뜻이지요. 2007년 메렐린치 증권이 “세계 농업과 애그플레이션”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애그플레이션의 원인이 흉작?
애그플레이션의 원인을 100% 흉작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엄청난 착각이에요. 물론 애그플레이션의 원인이 가뭄이나 풍수해 등으로 인한 흉작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 농산물의 가격 상승과 달리 애그플레이션의 원인은 아주 다양합니다. 첫 번째 이유는 곡물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특히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지구 환경문제나 온난화 문제로 인해 자동차 연료로 사용되는 친환경 바이오연료용 곡물 수요가 발생하게 되었지요. 또한 식용소비도 크게 늘었습니다. 게다가 인구 대국이면서 신흥공업국인 중국과 인도의 경제성장으로 식용 밀과 콩 소비가 늘어나면서 수요가 공급을 크게 앞지르게 되었습니다.
기름값이 오르면 곡물가격도 오른다?
유가 상승 역시 애그플레이션의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예요. 유가가 상승하면 자연스럽게 곡물을 운송하는 데 발생하는 비용이 상승하기 때문이지요. 곡물이 대량 생산되는 지역은 특정되어 있고, 곡물을 수입해서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에요. 우리나라의 경우 쌀을 제외하면 자급률이 낮은 편이지요. 해외에서 곡물을 수입하는 비중이 많기 때문에 유가 상승으로 인해 물가 변동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애그플레이션에 대한 대책은?
무엇보다 애그플레이션으로 가장 극심한 고통을 받는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애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정부는 가장 먼저 곡물의 가격을 통제하려고 들기 쉬운데요. 가격 통제는 일시적일 뿐 효율적인 정책 방안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취약계층에 대한 재정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다른 방법은 주요 식량에 대한 무역장벽을 줄이는 것입니다. 많은 나라가 국내 농가를 보호하고 국내 생산을 증대하기 위해 식량 수입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대외 거래 강화를 통한 가격 안정을 오히려 물가 안정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자국의 농업을 발전시켜 경쟁력을 높이는 것과 함께 관세와 세금 삭감을 통해 원활한 곡물 유통이 이뤄지도록 돕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농업은 더 이상 단순한 1차 산업이 아닙니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보다 강력한 산업입니다. 애그플레이션에 대한 중장기 대응책 마련에 더욱 힘을 기울여야 할 때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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