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과 금융 둘 다 공부한 게 입사에 도움이 됐죠”
IBK기업은행 ‘빅데이터센터 AI&Tech’팀 오동근 대리
최근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들이 디지털화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오프라인 영업을 상당 부분 디지털로 전환해 고객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IBK기업은행도 지난 2021년 경기도에 위치한 IT 개발 부서를 서울 본점으로 이전하는 등 디지털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매일경제는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기업은행 본점을 방문해 2018 IBK기업은행에 입행하여 현재 ‘빅데이터센터 AI&Tech’팀에서 데이터 분석업무를 맡고 있는 오동근 대리를 만났다. 오 대리는 “은행이 보유한 다양한 데이터에서 인사이트를 얻은 뒤 가설을 세우고 증명해 내는 과정이 흥미롭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아래는 오동근 대리와의 일문일답.
1. 직무 관련 질문
Q. 현재 담당하고 업무는 무엇인가요?
A. 빅데이터센터 AI & Tech팀에서 ‘AI 기반 혁신 서비스 개발’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주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시사점을 도출하고 예측이 필요한 업무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직원 및 고객의 경험을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데이터베이스 하부 언어인 SQL을 사용해 직접 데이터를 추출해낸 뒤 분석 데이터를 만듭니다. 또 프로그래밍 언어 Python을 활용해 AI 모델을 만드는 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 개발 관련 과정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Q. 빅데이터 관련 업무가 주는 매력은 무엇인가요?
A. 데이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통찰력을 얻는 것이죠. 예를 들어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절세 상품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지 않을까’란 가설을 세우고 실제로 저축이나 투자 관련 데이터와 고객이 보유 중인 상품 데이터에 연관성이 보이면 그 후에는 고객 관리나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단계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또 우리 일상과 직결된 금융 데이터를 자주 접하기 때문에 현실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또 기업은행이 보유한 다양한 산업들의 데이터를 통해 인사이트와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과정도 정말 흥미롭습니다.
Q. 기업은행의 빅데이터 시스템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A. 기업은행은 2018년부터 빅데이터 플랫폼을 도입해 방대한 양의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센터에서 직접 관리하고 있고, 외부 데이터까지도 수집해 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기업은행은 업무 자동화, 리스크 관리 등 여러 업무에 이미 인공지능을 적용한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최근에는 챗GPT 같은 AI 신기술을 은행 업무에 활용할 방안을 연구하거나 체계적이고 안전한 AI 개발·운영 노하우를 얻을 수 있도록 인공지능 플랫폼을 구축과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습니다.
2. 회사 생활 및 기업 문화
Q. 조직 분위기나 기업문화는 어떻습니까?
A. 기업은행은 열심히 하는 만큼 그 성과가 자연스럽게 ‘티’가 나는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또 그런 열정 있는 직원들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 기업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열린인력풀 제도’입니다. 본인이 희망하는 직군이나 부서를 신청해 선발되면 해당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제도죠. 기업은행은 입행 후 채용 당시 지원했던 분야와 다소 거리가 있는 업무라도 본인이 원한다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경험하고 경력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가 항상 열려있습니다.
Q. 기억에 남는 자기계발 지원 프로그램은 어떤 것이었나요?
A. 은행 지원을 받아 대학에서 AI·핀테크 교육과정을 수료한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약 3개월간 은행 업무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신기술을 교육받고 대학 연구진과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학문과 실무를 연결하여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많이 배웠습니다. 그 외에도 학회나 세미나, 컨퍼런스 등에 참석해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고 지식을 확장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은행에서 지원하는 ‘학술연수제도’에 지원해 보려 합니다.
Q. 은행 지점 창구 업무도 했나요? 어려움은 없었나요?
A. 입행하면 체계적인 연수를 통해 은행 전반에 대한 실무지식을 충분히 갖출 수 있습니다. 제가 신입 행원 때 지점에서 배운 업무 프로세스나 창구에서 경험했던 고객분들의 의견이 저에게 도메인 지식으로 남아 지금까지도 데이터 분석 업무를 하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고객을 응대하면서 창구 업무를 배우기 바빠서 못 느꼈지만 창구는 데이터가 발생하는 최일선이기에 그 업무를 직접 겪은 것이 데이터를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은행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입행 후 꼭 영업 지원을 체험하고 ‘영업점 직원들이 필요한 것들이 어떤 게 있을까’, ‘고객들이 필요한 게 어떤 게 있을까?’를 고민해보길 추천해요. 이후 데이터 분석 부서 쪽으로 올 수 있다면 그런 경험들이 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Q. 학부 전공과 실무 간의 괴리를 경험한 적은 없나요?
A. 대학에서는 이미 잘 정제된 데이터를 가지고 책에 있는 방식대로 데이터 분석하지만 실무에서는 문제에 대한 다양한 접근 방식이 필요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방대한 데이터에서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적용하고 시행착오를 반복합니다. 실무를 하면서 대단한 신기술을 적용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목표를 잘 정의해 창의적인 사고로 꾸준히 해결책을 찾는 끈기가 중요하죠.
3. 취업 관련 질문
Q. 채용 방식은 어떻게 되나요?
A. 지원자들은 서류심사-필기시험-실기시험-면접시험으로 총 4단계를 거쳐 채용됩니다. 서류심사에서는 해당 직무수행에 필요한 자격, 경력 등을 서면으로 평가합니다. 서류심사를 통과하면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직업기초능력, 직무수행능력을 평가하는 필기시험을 치릅니다. 이후 실기시험을 치르게 되는데 기업은행은 이번 하반기부터 실기시험을 합숙으로 진행합니다. 이에 지원자들은 1박2일 동안 합숙하며 실무역량, 의사전단력, 논리력, 팀워크, 윤리의식 등의 평가항목을 기준으로 평가됩니다. 이후 마지막 전형인 면접전형을 거쳐 최종 합격이 결정됩니다.
Q. 입사에서 도움이 된 경험들이 있나요?
A. 저는 국비 지원 데이터 분석 교육과정을 이수하면서 관련 경험을 쌓았고 다양한 공모전에 참가하면서 업무 역량을 키웠습니다. 또 금융사 인턴이나 금융 자격증을 취득해 금융과 디지털 업무 능력을 두루 갖춘 사람임을 증명했습니다. 실제 은행 입사를 준비하는 사람은 디지털 경험이 부족하고 디지털 관련 준비생들은 아무래도 금융 경험이 부족하기 마련입니다. 저는 디지털과 금융 분야를 고루 경험했다는 게 저의 취업에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Q. 합숙 면접 때 경험한 본인만의 팁이 있을까요?
A. 짧은 시간 발표나 토론으로 역량을 평가하는 일반적인 면접에 참여했을 때는 제 역량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해서 아쉽다고 생각한 적이 많았습니다. 기업은행의 합숙 면접 방식은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제 장점을 보여줄 수 있어 저에게는 더 잘 맞는 평가 방식이었습니다. 면접 때를 돌이켜보면 모든 순간을 편안하고 즐겁게 참여했다고 생각합니다. 장점이 많은 분이라면 걱정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역량을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긴장을 조금 내려놓는 것이 본인의 역량을 충분히 드러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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